전남 광양시 백운산의 국립공원 지정을 둘러싸고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서울대 간 찬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백운산 주변 마을 일부 주민들이 지정 반대 단체를 구성하면서 주민 간 분열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백운산 국립공원 지정 추진위원회는 29일 "백운산 국유림 보전의 유일한 길은 백운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백운산 국유림을 서울대 법인 사유림으로 넘기지 말고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허형채 추진위사무국장은 "정부로부터 무상대부를 받아 운영 중인 백운산 서울대 학술림은 일제 강점기 잔재다"며 "국립공원으로 지정돼도 본래의 학술연구 목적의 기능은 훼손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허 국장은 "백운산이 서울대 소유가 되면 주민들의 이용이 불편해지고 산림 관련 산업에 지장 이 우려된다"며 "이제는 백운산을 광양시민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대는 지난 2011년 법인화되면서 백운산 내 109.6㎢(광양시 면적의 18%)의 학술림을 학교법인 재산으로 편입을 시도했다. 이에 추진위는 소유권 이전을 반대하며 109.6㎢ 중 구례지역을 제외한 광양지역 80.1㎢에 대해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는"연구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국립공원 지정을 반대하고 있다. 박정호 서울대 남부학술림 자원관리팀장은 "백운산을 중심으로 과거 100여년 동안 기상, 산림식생변화 등 300여편의 논문이 저술됐고 현재도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학술가치가 높은 곳인데 국립공원을 지정되면 연구에 제한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팀장은 "추진위가 지정 대상에 포함시킨 지역은 자연생태와 경관은 양호하지만 역사적 유물 보전 가치가 있는 문화적 사료가 부족해 국립공원 지정 요건에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백운산에서 고로쇠 수액 등을 채취해 생활하는 주민들도 국립공원 지정 반대 투쟁위원회를 구성, 서명운동을 하며 서울대 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에따라 추진위는 최근 광양읍 서울대 남부학술림 앞에서 '서울대 규탄 화형식'을 갖고 다음달 초 상경해 기획재정부와 환경부 등 부처 앞에서 1인 시위 등 강경 대응을 계획이다.
한편 백운산(높이 1,218m)은 광양시 다압면·진상면·옥룡면 3개면과 구례군 간전면의 경계지역에 있으며 백운란·백운 쇠물푸레 등 1,00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살고 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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