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ㆍ유아나 고령자가 모여 생활하는 시설을 중심으로 머릿니와 옴이 눈에 띄게 생기고 있다. 위생 관리가 부실했던 과거의 피부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 들어 피부가 약하고 얇은 연령층이 집단생활을 하는 곳에서 다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고 많은 피부과 전문의들이 우려한다.
머릿니가 많은 곳으로 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꼽힌다. 특히 오후 낮잠 시간 동안 베개나 이불을 통해 아이들에게로 쉽게 감염된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쓰는 물건이 많은 찜질방, 헬스장, 수영장 등도 주요 감염 장소다. 공기 중에 떠돌던 머릿니가 머릿속이나 수건, 이불, 빗, 모자 등 위생이 불량한 곳을 만나면 바로 달라붙어 전파되기 때문이다. 신체 접촉으로도 사람들끼리 쉽게 감염된다.
머릿니에 감염되면 처음엔 피부가 벗겨지면서 매우 가렵다. 머릿니가 두피의 피부를 물어 피를 빨아먹거나 두피에 배설물을 내놓기 때문이다. 가렵다고 계속 긁다 보면 피부가 상하면서 세균이나 곰팡이에 추가로 감염될 우려가 있다. 심하면 피부가 빨갛게 부어 오르고 진물이나 열이 나기도 한다.
빛을 피해 다니는 데다 깨알 만한 머릿니는 맨눈으로 쉽게 보기 어렵다. 머리가 가려우면서 머릿니가 까놓은 알(서캐)이 있을 때 감염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감염 상태가 계속되면 피부에 내성이 생겨 나중엔 증상이 나쁜데도 별다른 자극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 사이 온몸에 퍼지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옮겨 가기 때문에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머릿니에 감염된 머리는 독성이 적은 약으로 감은 뒤 축축한 채 두지 말고 헤어드라이어 등으로 바로 말린다. 머리칼을 되도록 짧게 자르고, 촘촘한 참빗으로 2주 정도 매일 빗어야 서캐까지 다 없앨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숙사나 장기요양시설에서 지내는 사람, 출장이나 여행 등으로 숙박시설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은 옴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고 피부가 약한 노인들이 모여 지내는 장기요양시설이 주요 감염 장소로 꼽힌다. 길이 0.2~0.5mm 정도의 옴은 살갗이 연한 팔이나 겨드랑이, 손가락 사이, 유방, 사타구니, 음부, 고환 등의 피부 각질 밑에 가느다란 굴을 파고 들어가 알과 배설물을 내놓는다. 이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 가려움증이 생기고, 너무 긁으면 2차 감염으로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옴 환자가 생기면 온 가족이 함께 치료 받아야 한다. 강 원장은 "얼굴을 뺀 온몸에 연고를 바르고 수시간 뒤 씻어내는 식으로 치료한다"며 "치료 기간 동안 내의나 침구류는 같은 걸 사용하고, 치료가 끝나 세탁하고 나서도 며칠 간은 다시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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