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과 지명은 철자도 발음도 어렵다. 원어민도 애를 먹는 게 이름이고 방송에서 기자들도 특정 고유명사의 철자와 발음에는 각별히 신경을 쓴다. 80년대 야당 지도자 Kim Dae Jung의 철자를 놓고 김대융이라고 발음하는 유럽인도 있었고, 김다?이라고 발성하던 방송 기자도 있었다. 어느 부분이 성씨인지 혼동하는 사람도 많았다.
과거에는 이름 표기도 Chan Soo Kim처럼 영어식 순서를 따랐지만, 지금은 오히려 외국인들이 현지 문화를 중시하여 Kim, Chan Soo처럼 표기하고 읽어주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원어민 앞에서 ‘I’m Hong Gil Dong’이라고 말하기보다는 ‘I’m Gil Dong Hong, Hong is my family name’처럼 설명해줘야 혼동이 없다. 한국인의 Lee나 Kim은 미국인의 성(姓)이 아니라 이름으로 사용되는 예가 있기 때문에 ‘My name is K. Kwak’이라고 말하면 그들은 대부분 철자법을 묻는다. 부연 설명이 없으면 quack(엉터리, 돌파리)를 연상하고 ‘저 사람은 돌파리’라고 기억하고 만다. 필자도 Lim이라는 성씨를 spell out 해줄 때는 혼동을 막기 위해 ‘Lim is my last name, L-I-M’이라고 또박또박 말해주는데, 원어민이 ‘L-I-N?’이라고 되묻는 경우 ‘Oh, L-I-M, L for London, I as in Issac, M for Mary’처럼 풀이해준다. 발성에 혼란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대체 수단으로 음성 표기(phonetic alphabet)를 활용한다. 미국 무선교신협회에서 내놓은(1948년) 철자법 연계 단어를 참고해보자. Adam, Baker, Charlie, David, Edward, Frank, George, Henry, Ida, John, King, Lewis, Mary, Nancy, Otto, Peter, Queen, Robert, Susan, Thomas, Union, Victor, William, X-ray, Young, Zebra. 비슷한 시기에 영국 군대에서 내놓은 것도 있는데(Able, Baker, Charlie, Dog, Easy, Fox, George, How, Item, Jig, King, Love, Mike, Nan, Oboe, Peter, Queen, Roger, Sugar, Tare, Uncle, Victor, William, X-Ray, Yoke, Zebra), 첫 자는 미국과 같지만 분위기와 효과는 다소 다르다. 암기할 필요는 없고 생각나지 않으면 아무 단어를 활용하든 상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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