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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모 뒷심 덕에 정상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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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모 뒷심 덕에 정상 탈환"

입력
2013.08.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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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밤 제4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경기가 열린 서울 목동야구장. 9회 초 투 아웃 상황에서 북일고 송우현이 공주고 이재림의 네 번 째 공을 받아 쳤다. 공은 하얀 포물선을 그리며 높이 솟아 오르더니 공주고 포수 오흥진의 오른손 장갑으로 빨려 들어갔다. 공주고가 36년 만에 대통령배를 다시 품에 안는 순간이다. 열광하는 공주고 응원단 틈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한 중년 남자가 얼굴을 감싸고 뜨거운 눈물을 쏟아 냈다. 공사모 총무 신학균씨다.

8년 전이다. 신학균(공주고 52회 졸업)씨는 모교인 공주고 야구부 감독이 자주 바뀌고, 성적도 좋지 않아 선수들이 힘겨워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동문들을 규합해 '공사모(공주고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www. gongjubaseball.kr)'를 만들고 총무를 자원했다. 창단 39년 동안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모교 야구부의 위기를 직감했기 때문이다. 공주고 동문들은 20주년과 30주년 모교 방문 기념행사를 하면서 야구부에 매년 2,000~3,000만원씩 후원을 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그쳤다. 야구부 후배들은 큰 돈의 후원보다 꾸준한 관심과 보살핌이 더 간절했다.

신 총무는 "모임을 시작할 때 30명 정도였는데 2년 만에 190명 정도로 늘어, 전지훈련이나 경기가 있을 때 후배들을 찾아 삼겹살을 함께 구워먹으며 격려했다"고 말했다. 공사모 회원들은 가족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는다. 신 총무는 "경기가 있는 날은 가족 야유회 날이다. 외지에서 온 어린 선수들에겐 공사모의 가족 모임이 큰 위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회 MVP인 김훈호 투수는 천안북중 재학 때 오중석 감독이 재목을 알아보고 스카우트 작업을 했지만 학교 지원으로는 어려웠다. 결국 신 총무가 김 선수와 부모를 만나 설득해 공주고에 입학했고, 그 결실이 36년 만에 대통령배 정상 탈환으로 맺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공사모 회원이 줄고 있다. 신 총무는 "경기불황 탓도 있지만,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자 회원들도 줄었다"며 "이번 대통령배 우승을 계기로 공사모 회원을 300~500명으로 늘려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신 총무는 "한 달 1~2만원은 적은 돈이지만, 꾸준하게 관심을 갖게 돼 야구부 후배들에겐 더 큰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

오 감독은 27일 공주고 강당에서 열린 환영회에서 "대통령배 우승은 공사모의 관심과 후원이 50%, 선수들 땀방울이 50%가 합쳐 100%를 만든 것"이라며 공사모의 후원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윤형권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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