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태생의 요엘 레비(63)가 KBS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 및 음악감독으로 선임됐다. 다음달 1일 재단법인 출범 1주년을 맞는 KBS교향악단은 공석이던 상임지휘자 영입을 마무리했다고 28일 밝혔다. 레비는 내년 1월부터 임기 2년의 상임지휘자를 맡아 정기연주회 12회를 포함한 연간 20회의 연주를 소화하게 되며, 음악감독으로서 프로그램 곡목 선정 등 공연기획 전반에 대한 권한과 단원 기량 평가, 신규 단원 선발 등의 인사권도 갖게 된다.
유대계 지휘자의 전통을 잇고 있는 거장인 레비는 브장송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1978)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미국 애틀랜타 심포니의 음악감독(1988~2000)을 맡아 이 악단의 수준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유명하며 브뤼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2001~2007)와 일 드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2005~2012)의 수석지휘자로도 활동했다. 서울시향을 여러 차례 지휘해 2005년 상임지휘자 후보로도 거론됐었고, KBS교향악단과는 5월 특별연주회 무대에 섬으로써 1999년 이후 14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법인 출범 전 상임지휘자와 단원 간 갈등으로 연주 파행을 겪었던 KBS교향악단은 올해 초 단원 대표 2명을 포함한 7명의 위원으로 상임지휘자 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레비와 이란 출신 명장 알렉산데르 라흐바리, 말레이시아 필하모닉 초대 음악감독을 지낸 네덜란드의 케이스 바컬스를 최종 후보 3인으로 결정하고 이들을 지난 봄 KBS교향악단 연주회의 지휘자로 초청했다. 청중 반응과 전문가 의견, 단원 선호도 등을 종합 평가해 레비가 1순위 지명자가 됐고, 이사회의 심의ㆍ의결을 거쳐 상임지휘자로 확정됐다.
음악 칼럼니스트 이영진씨는 "레비가 단원과의 친화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연주회 파행으로 실추된 관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우선적으로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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