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28일 대구ㆍ경북지역 방문을 끝으로 7개월여에 걸친 현장최고위원회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지역 현안을 챙기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최고위원들의 저조한 참여와 알맹이 없는 회의 내용으로 인해 "정치적 말 잔치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커뮤니케이션 센터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에서 대구 경북 지역의 부족한 SOC 등을 거론하며서 "오늘 이런 문제를 현장에서 심도 있게 머리 맞대고, 가슴을 열고 나눠야 하겠다는 각오로 내려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지사이 각종 지역현안과 애로사항을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최고위원들은 지역 현안과는 무관한 정국 현안을 거론하며 겉도는 모습을 보였다. 한기호 최고위원은 "우리사회의 위협요인인 종북세력을 비판하는 교사가 문제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경기도교육청의 교사 감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22일 경남 창원공단에서 열린 최고회의에서는 최고위원과 당직자들의 '인사말'만 1시간 넘게 진행되는 진풍경을 보이기도 했다. "당 지도부가 단비를 몰고 와 남부 지역 가뭄이 일거에 해소됐다"는 낯뜨거운 찬사도 이어졌다. 반면, 중소기업인들의 현장 애로사항과 건의 사항은 40분만에 끝났다.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가 1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장 목소리 청취'라는 구색만 겨우 갖춘 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지역 현장최고위에는 지도부의 절반도 참석하지 않아 생색내기용 회의라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5월2일 울산 회의에는 황 대표 등 최고위원 3명이 참석했고 같은 달 23일 인천 항만공사에서 열린 회의에는 지도부에서 황 대표와 유수택 최고위원 단둘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5월30일 충남 당진에서 진행된 모내기 현장회의에는 황 대표 외 최고위원들은 전원 불참했고 14일 정부 세종청사회의에는 정작 충청권 출신인 정우택 최고위원이 불참, '최고위원 없는 최고회의'라는 비아냥까지 샀다.
세종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세종시 청사의 비효율 문제만 무성하게 언급됐을뿐 구체적인 대책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며 "지역민들은 세종시 특별법 개정 등을 원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약속도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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