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뇌파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몸을 움직이게 하는 최초의 사람 간 뇌 인터페이스 실험이 성공했다고 미국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 데일리가 27일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 주립대(UW) 과학자들은 12일 인터넷을 통해 한 사람의 뇌파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 그의 손을 움직이게 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생쥐-생쥐, 사람-생쥐 뇌파 교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이 있었지만 사람 간 뇌 인터페이스 실험은 처음이며 인터넷이 컴퓨터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두 사람의 뇌를 연결했다"고 밝혔다.
실험은 이랬다. 뇌파기록장치(EEGㆍ두피를 통해 뇌활동을 기록하는 장치)와 연결된 전극 부착 모자를 쓴 라제시 라오 교수와 오른손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좌뇌 운동피질 위에 직접 자기자극점 연결 장치(TMSㆍ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뇌에 자극을 전달하는 기술)가 부착된 모자를 쓴 스토코의 뇌파를 스카이프로 연결시켰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실험실에서 있었다.
컴퓨터 스크린을 보며 머리 속에서 간단한 비디오 게임을 하던 라오는 목표물에 대포를 쏠 때가 되자 실제론 손을 움직이지 않으면서 상상 속에서 손가락으로 '발사' 버튼을 눌렀다. 이때 소음 차단 귀마개를 쓴 채 화면을 보지 않고 있던 스토코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른쪽 검지를 움직여 마치 대포 알을 발사하는 것처럼 키보드의 스페이스 바를 눌렀다. 스토코는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는 '신경성 경련' 같았다"고 표현했다.
연구진은 "뇌의 단순한 신호를 읽을 수 있을 뿐 사람의 생각까지 읽는 것은 아니라 사람에게 자신의 의사에 거슬러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들 수는 없다"면서 "이런 기술을 이용하면 위급 상황에서 조종사 대신 승무원이나 승객이 비행기를 착륙하도록 지상에서 지원할 수도 있고 서로 다른 언어 사용자 간 의사소통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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