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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특사 방북/북미 2주전부터 물밑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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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특사 방북/북미 2주전부터 물밑대화

입력
2013.08.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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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30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의 석방 문제를 논의한다고 미국 국무부가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킹 특사가 방북하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이뤄지는 미국 고위급 인사의 첫 북한 방문이 된다.

미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킹 특사가 인도적 차원의 임무를 위해 북한을 방문해 배씨의 특별사면을 북한 당국에 요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별도의 대변인 성명에서 배씨의 석방과 귀국 허용을 북한에 촉구했다. 일본에 체류 중인 킹 특사는 군용기 편으로 북한에 들어가 하루를 머문 뒤 31일 배씨와 함께 미국으로 귀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미국이 뉴욕채널을 통해 배씨의 석방을 타진하자 1개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이달 중순에 배씨 석방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북미는 2주 동안 심도 있는 대화를 진행했고 킹 특사는 이 기간 한중일을 순방하며 방북 준비를 해왔다. 킹 특사가 전날 서울에서 "당장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북미는 방문 형식과 목적 등을 놓고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평양에 머무르고 있어 중국 역할론도 거론된다.

미 국무부는 킹 특사의 방북이 북한의 초청에 따른 것이며 배씨의 석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특별히 부각했다. 이는 킹 특사에게 핵무기를 비롯한 북미 현안을 논의할 재량권이 부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의 소식통은 "킹 특사의 임무는 배씨 석방에 국한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킹 특사의 방북이 인도적 지원과 북미대화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해도 한반도 정세와 북미관계를 대화 분위기로 이끌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는 높다. 또 킹 특사가 자신의 업무인 식량지원 문제를 논의할 수 있고 최근 북한이 보인 전향적 태도의 진의를 살필 것이란 평가도 있다. 앞서 2010년 11월 킹 특사가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에디 전씨 석방을 위해 방북 한 이후 북미는 고위급 회담을 열어 이듬해 2ㆍ29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선교사로 활동해온 배씨는 지난해 11월 북한에서 체포돼 올해 4월 반공화국 적대범죄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특별교화소에서 생활해왔다. 북미 양측 모두 배씨 석방 문제를 정치적 협상 카드로 활용할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최근 북한이 이례적으로 배씨의 건강 상태를 공개하면서 미국 정치권에서 석방 압력이 높아졌다. 2009년 이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6명 가운데 배씨를 제외한 5명 역시 미국 고위 인사가 방북해 석방을 요청하고 북한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풀려났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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