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최대 물류허브를 꿈꾸는 부산항이 세계5대 무역항 지위마저 위태롭게 됐다. 부산항 물동량 성장세가 주춤하는 사이 중국 항만들이 빠르게 추격하기 때문이다. 급기야 지난달 물동량 실적이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저우산(舟山)항에 밀려 세계5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해양수산부는 7월 부산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이 150만8,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세계 항만 순위가 6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고 28일 밝혔다. 부산항의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은 감소했으나, 북중국 항만을 출발해 부산항에서 옮겨 실은 뒤 북미 지역으로 가는 환적화물이 크게 는 덕분이다.
하지만 중국 닝보-저우산항의 추격을 따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닝보-저우산항은 지난달 부산항보다 8만여TEU 많은 159만TEU를 처리해 세계 5대 무역항 자리를 꿰찼다. 수출입량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물동량이 9.3%나 많아졌기 때문이다. 세계 7위 무역항 광저우(廣州)항의 도전도 만만찮다. 지난달 물동량이 14.5% 증가한 131만2,000TEU로 동북아 물류 중심 항만을 꿈꾸는 부산항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부산항이 올해 세계5대 무역항 지위를 지킬지 여부는 부산항이 환적화물 물동량을 연말까지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에 달렸다. 해양수산부 김창균 항만물류기획과장은 "부산항만 배후지에 둥지를 튼 다국적 기업 아시아물류허브들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환적화물량도 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부산항을 고부가가치 생산 거점으로 커나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한 198만2,000TEU를 기록했다. 수출입 화물은 116만3,000 TEU로 2.6% 줄었지만, 환적화물은 80만9,000TEU로 15.8% 증가했다. 총 항만물동량은 1억1,109만t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줄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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