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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입 개선안, 되레 '스펙 전형'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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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입 개선안, 되레 '스펙 전형' 키웠다

입력
2013.08.2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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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대입 전형에 학교 밖 스펙 제출을 금지해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면서도 특기자전형은 제한하지 않아 '스펙 전형'의 길을 터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27일 발표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서 입학사정관제 등 학생부 위주 전형을 내실화하기 위해 공인어학성적, 교과 관련 외부 수상실적 등 학교 밖 스펙 제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수시모집에서 학생부를 강화해 사교육 없이 학교교육만으로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특기자전형(실기 위주 전형)은 이 같은 규제에서 빠져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금도 상위권 대학들은 특기자전형에서 공인어학성적, 수학ㆍ과학 국제올림피아드 수상 실적 등을 요구하며 특목고 학생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때문에 특목고 쏠림현상과 사교육 과열을 유발하는 전형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는 외부 실적이 안 된다고 했으니 실기 위주 전형에서는 마음대로 쓰라는 얘기"라며 "특기자전형이 실기 위주 전형에 포함돼 살아남으면서 주요전형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상위권 대학들은 올해 특기자전형 모집인원을 크게 늘리고 있다. 연세대는 폐지했던 글로벌리더전형을 올해 부활시키면서 특기자전형으로 지난해(611명)보다 343명 늘어난 954명(인문ㆍ자연 285명씩, 국제 313명, 예체능 71명)을 선발한다. 이 소장은 "연세대가 글로벌리더전형을 1년 만에 부활시킨 것만 봐도 대학이 얼마나 특목고 학생을 뽑으려고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16명을 선발했던 성균관대도 과학인재전형을 포함한 특기자전형 모집인원을 73명 늘렸다. 정시로 전체 모집인원의 28%를 뽑는 고려대는 특기자전형에서만 21%를 선발한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특기자전형은 그 분야에 소질이나 특기 있는 학생을 뽑겠다는 건데 정규교육과정에서 준비할 수 없는, 특목고 애들도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교외 수상실적이나 어학성적을 보고 뽑고 있다"며 "성적이나 지식으로 특기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활동을 5가지 정도 소개해 면접을 보는 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부소장은 "모든 전형에서 이런 스펙 제출을 금지하고 언급하면 불이익을 줘야 학생들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백범 교육부 대학지원실장은 "실기 위주 전형까지 (외부 스펙을 사용할 수 없게) 제한할 수 없어 열어 놓긴 했으나 공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한 대학에 예산을 지원하는 데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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