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파나마에서 억류된 북한 선박 청천강호가 쿠바에서 북한으로 무기를 밀수하던 중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쿠바 정부는 당시 청천강호에서 발견된 미그21 전투기와 미사일 부품 등이 북한에서 수리해 쿠바로 반환할 물품이었다고 해명했었다.
스웨덴 국제평화연구소(SIPRI) 연구진은 27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파나마 당국의 보고서와 적재무기의 사진 등을 살펴볼 때 이 화물은 유엔 대북제재 위반사항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SIPRI는 무기의 포장 및 선적 상태를 먼저 지적했다. 북한은 미그21기의 약한 동체 꼬리를 충격 흡수재도 넣지 않은 상태로 청천강호에 실으면서도 엔진은 파손을 막기 위해 종이와 플라스틱으로 싸고 컨테이너 바닥에서 50㎝ 정도 띄워 보관했다. SIPRI는 이처럼 일관성 없는 포장에 대해 미그21기 화물을 수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엔진을 대체 부품으로, 동체 꼬리는 예비용 부품으로 사용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IPRI는 또 로켓 유탄발사기와 포탄은 사용 흔적이 없는데다 원 제품 포장이 그대로 있어 수리용 노후품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쿠바 정부가 해명 과정에서 밝힌 무기 목록도 실제보다 축소됐다고 SIPRI는 주장했다. 미사일ㆍ전투기 부품, 미그21기 등의 존재만 공개하고 소형화기 탄환, 수류탄, 야시경, 대전차 포탄 등의 물품은 공개하지 않아 신뢰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파나마에 구금 중인 청천강호 선원들을 면회하기 위해 조만간 당국자를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청천강호 선원들은 국가안보 위협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유엔은 12일 파나마에 조사단을 급파해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수입 등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어겼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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