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시달리던 김명수(가명ㆍ34)씨는 2008년부터 3년간 운전자보험 5건을 가입했다. 보험설계사 출신답게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이 커버하지 못하는 사고로 인한 상해보장, 후유장애, 변호사 선임비용, 자동차보험료 할증지원금 등 다양한 보장이 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는 보험 가입 후 고의로 총 26건의 사고를 냈다. 주로 차선변경 충돌, 주ㆍ정차 차량 접촉, 후미추돌 등 부상이 크지 않은 단순사고였다. 그는 이런 고의 사고를 통해 운전자보험에서 할증지원금 명목 등으로 2,4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다. 자동차사고가 날 때마다 할증지원금(10만~20만원)이 정액 지급되고 중복보상도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김씨 같은 보험금 수령 운전자 81명을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2009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1인당 평균 4.2건(최대 11건)의 운전자보험 등에 가입하고 자동차사고를 총 1,037건(1인당 23.1건) 냈다. 이를 통해 할증지원금 6억6,000만원을 비롯, 긴급비용면허정지취소위로금, 방어비용, 대인ㆍ대물ㆍ자손ㆍ자차보험금 등 자동차보험금 21억8,000만원 등 총 28억4,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혐의자 81명 중 보험설계사가 27명이나 포함돼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81명 모두 경찰에 조사를 의뢰했으며 운전자보험을 부당 수령하는 보험사기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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