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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드 대통령은 개혁가" 예전엔 그를 옹호했던 미국정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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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드 대통령은 개혁가" 예전엔 그를 옹호했던 미국정치인들

입력
2013.08.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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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로 전락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호평했던 미국 정치인들의 발언이 26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되돌아보면 이들은 알 아사드에게 이용당했거나 그를 순진하게 판단했다고 할 수 있다.

2007년 9월 당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알 아사드를 만난 뒤 "시리아가 이스라엘과 평화 협상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정부가 중동의 고집불통인 알 아사드를 고립시키려던 그 때 펠로시가 보인 행보는 그에게 미국이 시리아에 서로 다른 2개의 신호를 보내는 꼴이 됐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상원의원으로 있던 2006년 12월 "알 아사드가 미국과 협력해 이라크의 안정을 추구할 의지가 있다"고 옹호했다. 케리 장관은 당시 "알 아사드가 이라크를 도울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몇 가지를 제안했다"며 "이라크 전쟁을 지역적 관점에서 접근하는데도 흥미를 보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케리 장관은 의원 시절 알 아사드를 최소 여섯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시기 공화당 소속 알렌 스펙터 상원의원은 콘돌리사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의 만류를 물리치고 시리아를 방문해 "미국 정부가 시리아와 대화하지 않으면 미국이 위험해진다"고 주장했다. 2006년 11월 시리아를 방문한 민주당 소속 빌 넬슨 상원의원은 "알 아사드가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협력할 의지를 보였다"며 백악관에 대화를 촉구했다.

알 아사드에 대한 최고의 호평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서 나왔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11년 3월 알 아사드가 시민에게 총격을 가한 것과 그의 부친 하페즈 아사드가 시민 2만5,000명을 희생시킨 것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최근 시리아를 방문한 미국의 민주ㆍ공화 양당 의원들은 그가 개혁가라고 믿고 있다"고 답변했다. 클린턴은 미국이 리비아 사태와 달리 시리아 사태에 개입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며 "두 나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마이클 루빈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서구 교육을 받은 알 아사드가 서구인들을 이용했다"는 말로 문제 발언을 한 정치인들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영국에 유학해 안과의사 자격까지 얻었던 알 아사드에 대해 "서구 교육을 통해 서구의 가치가 아니라 서구인들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배웠다"고 꼬집었다. 알 아사드는 2000년 집권 초반만 해도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레바논 주둔 시리아군을 철수하는 등 서구에 호의적인 정책을 폈다. 그러나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부시 정부와 불편한 기류에 빠지면서 미국과 멀어졌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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