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한우값 폭락이 이어지면서 전남 한우농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전남에서 한우폐업을 신청하거나 폐업을 고려하는 농가가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7일 전남도에 따르면 FTA 피해보전제에 따라 직접지불제와 폐업지원금 신청을 받은 결과 현재 9,400여건과 430여건이 접수됐다.
이번 직접지불제와 폐업지원금 신청은 한미 FTA 발효 이후 피해를 본 축산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지만 한우값이 폭락하면서 폐업이 늘고 있는 추세다.
피해보전 직접지불금은 9,489건, 4만8,900마리로 15억원에 이른다. 종류별로는 마리당 1만3,500원이 지급되는 한우는 4,973건 3만670마리, 5만7,000여원이 지급되는 송아지는 4,638건 1만8,817마리다.
더욱이 축산을 포기하는 농가도 431건 7,155마리에 달해 폐업지원금만 60억원에 달했다.
폐업지원금 중 수소는 마리당 81만1,000원, 암소는 90만원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시작한 폐업신청은 다음달 21일 마감 예정인데 전체 1만 농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순천시와 장흥군, 보성군 등 도내 한우 주산지는 현지 조사 등을 이유로 중간집계조차 돼 있지 않은 상태여서 폐업 농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남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이미 5,000농가가 축산을 접었다. 지난해 6월 3만1,49가구였던 한우농가는 1년 만에 2만6,220농가로 4,829농가(15.5%)가 줄었다. 여기에 마리당 100만원 가량의 폐업지원금이 지원되는 만큼 폐업 농가는 3농가 중 1농가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도내 한우 사육기반이 급속히 붕괴될 우려를 낳고 있다. 또 전국적으로 900억원 가량 확보된 지원금이 부족할 수도 있다.
한우 가격은 큰 암소(600kg)가 6월 기준 319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5만원보다 12.6%, 3년 전(532만원)과 비교하면 40% 폭락했다. 거세 큰 수소는 478만원으로 전년 544만5,000원 보다 12%가 폭락했다.
한우값은 폭락한데 한우 1마리 사육 경영비는 576만원으로 인건비는 고사하고 60만원 이상 손해를 보고 있다.
한우 농가 박길제(57ㆍ무안군 일로읍)씨는"20년 넘게 지속한 한우사육을 접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며"키우면 키울수록 손해지만 폐업 이후 마땅히 할 게 없는 것도 큰 문제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폐업 희망 농가는 크게 늘 전망이지만 대규모로 사육하는 이른바 대농은 오히려 한우 수를 늘리고 있어 전반적으로 사육두수는 크게 줄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