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붕괴 위험이 제기된 주암댐 도수터널을 추가 건설키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붕괴 위험으로 국가재난 가능성이 높은 주암댐 도수터널에 대해 비상용 터널 1기의 추가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이번 터널 1기 추가는 기존 터널에 대한 안정성 평가와 전문가 자문 결과, 과거 사고 재발이 우려되고 수압 변화 때 변형기준이 초과하는 등 구조적 불안정으로 붕괴 위험성이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주암댐 도수터널은 여수 순천 광양 등 전남 동부권의 생활·공업용수 부족현상을 해소하고자 순천시 주암면 대광리 본댐에서 상사면 용계리 조절지댐을 연결하는 길이 11.5㎞ 너비 3.2∼4.9m 터널로 1984년 9월 착공 1991년 5월 준공해 23년째 운영 중이다.
이 터널을 통해 여수국가산단에 하루 32만톤의 공업용수와 여수 순천 광양 고흥 보성 지역의 식수 등 하루 최대 58만톤의 용수가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준공 후 1991년 7월과 1992년 12월에 낙반사고가 발생해 각각 3,350톤과 1,500톤의 토사가 터널 내부에 쌓였다. 무너져 내린 토사 양은 터널 외벽 3~4km 정도가 붕괴됐을 때 나타나는 양이다. 이 터널은 붕괴 우려로 19년째 내부 안전진단을 못한 채 운영하고 있다.
이에 지역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다.
주승용 국토교통위원장은 "주암댐 도수터널의 경우 여수산단을 비롯한 전남동부권 지역의 용수를 공급하는 국가기반시설로서 사고로 인한 공급 중단 시 사회·경제적 국가재난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여수시 여수엑스포국제관에서 주승용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수자원공사 대한토목학회가 공동 주관한 '주암댐 도수터널 이대로 안전한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전문가들도 "터널 내부에 갈라짐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강도 저하로 구조적 취약성이 노출돼 사고 개연성이 높고 정밀진단을 위해 수문을 조작할 경우 수압변화로 인해 터널 붕괴와 초유의 용수공급 중단사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도수터널이 무너질 경우 전남 동부지역 5개 시·군 76만 세대의 수돗물이 끊기고 연매출 90조원의 여수산단의 공업용수 공급중단에 따른 가동중지 등으로 손실이 하루 2,4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최대한 빨리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승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 사업은 내년 하반기쯤 공사에 들어가 2019년 완공될 예정이며 사업비는 총 1,800억원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정상인 댐안전팀장은 "설계보고서 지질현황 터널전문가의 시뮬레이션 결과 등을 종합하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재해예방과 시설안정화, 시급성 등을 고려해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기 때문에 조만간 공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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