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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고 파업도 많은 '역동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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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고 파업도 많은 '역동 코리아'

입력
2013.08.2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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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근로자는 주요국 중 생산성 향상 속도가 가장 빠른 한편 노조 가입률이 높고 파업도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노동현장이 세계적으로 가장 역동적이란 평가다.

한국노동연구원(KLI)이 22일 내놓은 '2013 해외노동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실질임금 상승률(2005~11년ㆍ8.7%)이 최상위권에 속하는데도, 노동생산성 증가율(32.6%)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이웃 일본은 임금 상승률이 1.9%에 불과해 2011년에는 구매력(PPP) 기준 임금(3만5,143달러)이 한국(3만5,406달러)에 뒤지고, 생산성 증가율(10.1%)도 한국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 '산출물 단위당 노동비용' 증가폭도 가장 낮았다. 주요 9개국 가운데 2009년 현재 단위노동비용 증가율(2005년 대비 1.1%)이 우리나라보다 낮은 곳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만성화한 일본이 유일했다. 이는 한국 근로자들이 임금 상승 분보다 훨씬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했으며, 세계 주요국 근로자 가운데 소속 기업 수익 증진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는 것을 뜻한다.

한편 국제비교가 가능한 관련 지표 대부분이 한국의 노동조합이 '세계에서 가장 강성'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한국은 OECD 주요 회원국 중에서 최근 16년 간 노조 가입자가 증가한 유일한 국가다. 미국은 1995년 1,636만명이던 노조 가입자가 2011년에는 1,470만명으로, 일본은 1,261만명에서 996만명으로 감소했으나 한국만 161만명에서 172만명으로 늘어났다.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을 보여주는 지표인 '노동손실일수'(근로자 1,000인당 근로손실일ㆍ2011년 기준)도 한국은 429일로 일본(4일), 호주(242일), 핀란드(82일) 등보다 월등히 길었다.

우리나라 노동현장에 일견 모순적으로 보이는 '높은 생산성과 잦은 파업'이 공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밭대 경영학과 이준우 교수는 "동기 부여만 이뤄지면 폭발적 응집력을 보이는 한국 고유의 '신바람'문화가 상황에 따라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일하려는 의지와 부조리에 대항하려는 성향이 강한 편인데, 적절한 동기부여로 사용자와 일단 '코드'가 일치하면 성과 향상으로 이어지지만 반대 상황에서는 노사 갈등으로 표출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정치권과 노사가 진지한 대화를 통해 근로자의 역동성을 한 곳에 담아낼 수만 있다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쉽게 풀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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