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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강국 떠오른 한국을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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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강국 떠오른 한국을 견제

입력
2013.08.2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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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개발한 무기에 대해 미국이 자국의 방위산업 기술을 도용하지 않았는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방산 수출 성장세에 제동을 걸겠다는 심산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26일 "미 국방부 산하 방산기술보안청(DTSA) 관계자와 기술보안 전문가들이 연례 한미 방산기술보안협의체회의(DTSCM) 참석 차 26~29일 방한해 28일 우리 측과 기술보안 관련 쟁점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산 무기의 자국 기술 도용 여부가 미국의 주 관심사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DTSA는 자국 방산 기술을 원천으로 제작된 무기가 다른 나라로 수출될 때 기술 유출을 통제하는 정책을 담당하는, 미 국방부 차관 소속 기관이다. DTSA는 회의 다음날인 29일 국산 방산 기술 연구ㆍ개발과 시험평가를 맡고 있는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견학할 예정이다. 이미 국내 업체 양산제품에 미 정부 수출승인(EL) 필요 품목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관련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L 품목이 포함된 국산 제품을 수출할 경우 미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데 무단으로 수출한 것이 없는지 확인해보겠다는 뜻이다.

DTSA는 지난해 7월 방사청에 방산기술통제관실이 신설된 이후 1년여간 미국 지적재산권 침해 소지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올해는 기술 도용 여부에 대한 실사(實査)를 위해 방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미국은 ADD가 1996~2003년 약 1,000억원을 들여 LIG넥스원과 공동 개발한 함대함 유도 미사일 '해성'에 대해 별도 보고를 요구, 이를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성은 세계 최대 해군 훈련인 '림팩'(RIMPAC) 등에서 실사격 명중률 100%를 기록, 유사 무기인 미국산 '하푼'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현재 생산업체인 LIG넥스원이 콜롬비아 수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미국이 2011년 자국 업체가 만든 전투기 F-15K의 군사 장비 '타이거 아이' 기술 도용 의혹을 제기한 뒤 국산 무기 상당수에 대해 도용 의심을 품어왔다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미국의 뒷조사 대상이라는 입길에 오르내린 국산 무기는 전자전 장비인 'ALQ-200'과 전차 K1A1의 사격통제 장비, 다연장로켓체계(MLRS), 대잠 어뢰 등이다.

군 당국과 업체들은 미국의 이런 간섭을 불쾌해하고 있다. ADD는 미국과의 상호 계약(EL 부품이 포함된 국산 무기 수출 시 승인 받고 팔아라)에 따라 공개가 불가피한 내용만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도 "미국이 ADD와 한국 업체들을 까칠한 시선으로 보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술 통제를 강조하는 미국은 한국의 방산 수출을 통해 자국 기술이 제3국으로 유출되는 상황을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국 무기 수출 경쟁 상대로 부상하는 한국 업체들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국방예산 감축 탓에 자국 업체들에게 자국산 무기 수출을 늘리라고 독려하는 마당에 5년 새 수출 규모가 10배나 늘 정도로 한국 방산 분야가 급성장하자 잠자코 있을 수만은 없게 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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