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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칼럼/8월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안과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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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칼럼/8월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안과 밖

입력
2013.08.2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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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6개월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지도 50% 후반~70%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진폭이 꽤 큰 셈이지만, 취임 초반의 초라한 지지도에 비해 대단한 반전이자 발전이라고 할 만하다. 6개월이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임기의 10분의 1이다. 더욱이 어느 대통령이든 취임 초반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가장 힘 있게 각종 정책과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시기에 점수가 나쁘면 임기 내내 만회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면 무리수가 나오게 된다.

박 대통령이 좋은 점수를 받은 부문은 예상대로 대북정책이다. 이른바 '퍼주기'도, '외면하기'도 아닌 제3의 길을 모색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담긴 점수다. 북한은 언제 변할지 모르는 데다 무슨 돌발변수가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불확실성 자체가 상수(常數)인 상대라는 점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진행과정을 주시해야 한다.

대북정책 다음으로는 외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 또한 예상했던 일이다. 특히 한중관계 중시, 민족감정을 감안한 대일관계 밀고 당기기, 전통적인 한미우호 강화는 나이 많은 세대를 안심시키고 민족의 자존심을 높여주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역시 내치다. 국민이 불만을 느끼는 것은 물가안정, 정치권과의 소통, 인사, 경제민주화 이런 것들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정치권과의 소통이 아닌가 싶다.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으로 국정조사가 실시되고, 촛불집회가 다시 열리고, 야당은 장외투쟁을 하고, 일부에서는 작년 대선이 부정선거라며 퇴진까지 거론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게 지금 가장 큰 현안이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아무 일도 없는 듯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3ㆍ15부정선거를 운운할 만큼 야당의 공격에는 무리와 억지도 많지만, 국정원 댓글 의혹은 명확하게 밝히고 재발되지 않게 해야 할 일이다.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민생을 이야기하는 회담에만 응한다는 식이어서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우리 정치의 큰 폐해는 욕하면서 닮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여야의 입장도 바뀌어 전 정권에서 벌어진 것과 똑같은 공수교대 식 싸움이 지루하게 펼쳐진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대통령이 야당을 상대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야당은 정치적 약자요 패배자다. 야당의 존재와 필요성을 인정하고 수시로 만나 대화함으로써 정국을 원만하게 이끌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러지 않는다. 무시당한 약자는 서럽고 화가 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야당일 때 다 경험했던 일 아닌가.

박 대통령은 북한과 일본에 대해 무신불립(無信不立ㆍ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이라고 정치나 개인 관계에서의 믿음과 의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야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은 그리고 "천하가 비록 태평하다 해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찾아온다."고 거안사위(居安思危)를 이야기했다. 대북 경계심을 강조한 말이지만 위기는 안에도 있다. 더구나 지금은 태평한 시기도 아니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 중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국정 책임집단의 부재'다. 1인 리더십, 상명하복 식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각종 현안에 대해 책임지고 나서서 일하는 사람이 없게 된 것이다. 정치문제는 더욱 더 그렇다.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이 행복하려면 안팎이 다 평안해야 한다. 안팎은 안과 밖이 합쳐진 말이다. 당연히 밖보다 안이 중요하므로 안팎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역대 대통령들은 해외에 나가면 신나고 들어오면 골치가 아파 밖으로 나돌고 싶어 했다. 그런다고 내부의 문제가 스스로 해결되거나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데도 국내 정치상황을 애써 외면하는 바람에 오히려 문제를 더 키웠다.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yc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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