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새로 태어난 '초록 봉황'은 누구 품에 안길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는 57개 팀이 오는 30일부터 9월6일까지 청주구장과 군산 월명야구장으로 나뉘어 경기를 치르고, 9월12일부터 16일까지는 서울 목동구장에서 8강이 대망의 챔피언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40년 전통과 권위의 봉황대기 부활의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 1971년 출범한 봉황대기는 예선 없이 치르는 유일의 전국 대회로 '한국의 고시엔'으로 불리며 야구 팬과 학부모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 속에 2010년까지 40년 명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11년 공부하는 학생 선수를 육성한다는 정부 시책에 따라 주말리그제가 도입되면서 희생양이 됐다. 전국 대회를 축소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무등기, 대붕기, 화랑대기, 미추홀기 등 지방 대회를 없앴고, 방학 중에 열려 학습권 보장이라는 정부 방침과 맞아 떨어졌던 봉황대기마저 폐지시켜 일선 고교와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그리고는 주말과 공휴일에 경기를 치르는 상ㆍ하반기 주말리그로 전환하면서 학기 중 평일에 열렸던 청룡기와 황금사자기, 대통령배 등 3개 중앙 대회만 남겨 놓았다.
주말리그 자체의 폐단은 차치하더라도 봉황대기 폐지의 부작용은 현실로 드러났다. 봉황대기는 전국 8개 고교야구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예선 없이, 방학 중인 8월에 열리는 전국대회였다. 때문에 약 팀이 강 팀을 꺾는 이변이 속출했고, 다른 대회에서는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무명 선수들에겐 선망의 무대였다. 방학을 이용해 재일동포 선수들까지 출전해 한민족의 자긍심을 심어 주기도 하며 프로야구 출범 이전까지 한국야구를 상징하는 전 야구인과 동문, 팬들의 축제의 장이었다. 그런 봉황대기가 사라지면서 학생 선수들의 진학, 취업 문은 좁아졌고, 동문들의 후원 관계, 아마추어 야구에 대한 지원도 열악해졌다.
결국 전국 55개 고교야구 감독들은 지난 3월부터 이병석 회장을 비롯한 대한야구협회 신임 집행부와 긴밀한 논의를 통해 3년 만의 부활을 이끌어냈다. 아마추어 야구의 메카이자 스타플레이어의 산실이며 선수와 동문이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인 봉황대기 부활은 학생 야구의 제2의 르네상스를 기대하게 하고 있다.
이병석 회장은 "봉황대기 부활을 계기로 아마추어 야구가 제2의 중흥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일보와 대한야구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2013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자세한 일정과 소식은 대한야구협회(hwww.korea-baseball.com)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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