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시크폭스'의 지난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경기부진에 판로까지 막혀 고민하던 김병태(41) 대표는 "이제야 숨통이 트였다"며 즐거워했다.
비결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었다. 그는 지난해 9월 카카오톡이 의류업체들을 상대로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 '카카오 스타일'을 오픈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 길로 입점했다. 결과는 대성공. 기존 전체매출의 1%미만이었던 모바일 판매 비중이 카카오 스타일 입점 후 20%까지 치솟았다. 모바일을 통한 판매가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업체 홍보도 이뤄졌고, 그 덕에 PC기반의 원래 온라인쇼핑몰도 활황을 띠기 시작했다. 그는 "모바일 메신저의 힘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면서 "온 국민이 이용하다 보니 입점 자체가 홍보효과을 냈고 결과적으로 모바일과 온라인 시장간에 상호보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이 중소기업들의 새로운 판로개척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카카오톡이 운영 중인 사업 플랫폼(일종의 장터)은 ▦의류 위주의 카카오 스타일 ▦가구나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플러스 친구 ▦교육ㆍ만화ㆍ영상 콘텐츠 중심의 카카오 페이지 등 총 6개다. 각 플랫폼 별로 업종, 상품, 구매방식 등에 차별을 둬서 이용자들의 접근성과 구매편의성을 높였고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홍보와 판로개척이 편리해졌다. 카카오 스타일의 입점 업체는 지난해 9월 20여개에서 현재 100여개로 늘었고, 플러스 친구도 지난해 8월 180여개 였던 입점 업체가 현재 320여개로 확대됐다.
카카오톡은 게임시장에도 새로운 변화를 불러왔다. 게임업체들의 모바일 진출은 카카오톡 탄생 이전에도 활발했지만, 거대 게임업체들의 독과점 구조가 굳어져 있어 대다수 신생 게임업체들은 홍보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카카오톡의 등장 이후 자본력과 무관하게 콘텐츠 경쟁력만으로 승부를 가릴 수 있게 됐다.
2009년 C9이라는 게임으로 대한민국게임대상을 수상했던 유충길(38) 핀콘 대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2009년 한 해에만 게임관련 시상식에서 5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흥행은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는 수준에 그친 것. 심기일전한 그는 올해 2월 '헬로히어로즈'라는 게임을 카카오톡에 런칭해 현재 게임매출 8위에 오를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유 대표는 "카카오톡은 게임업체들이 평등한 조건에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다른 온라인ㆍ모바일 장터처럼 높은 입점비와 중개수수료가 부담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14년째 가구업체를 운영중인 윤상주(51) 가구땡 대표는 "4~5년 전부터 반토막 났던 매출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해 현재 원상복구 됐다"면서도 "입점비, 중개수수료, 홍보비 등 명목으로 월 5,000만원 가까이 지출이 있어 높은 순이익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톡 관계자는 "입점비와 중개수수료를 낮추기보다 중소기업들의 판로를 더욱 적극적으로 개척해 매출을 극대화 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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