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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카지노엔 바람 잘 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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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카지노엔 바람 잘 날 없다

입력
2013.08.2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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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절반이 밀집돼 있는 제주도가 카지노 운영자들의 탈세와 횡령, 경영권 다툼 등 각종 비리와 분쟁이 잇따라 터지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 사정기관들은 이들의 행태가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남기고 관광산업 활성화도 저해한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25일 업계와 세무당국 등에 따르면 제주 신라호텔 카지노의 전 사업자 김모(44)씨는 최근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사실이 국세청에 적발됐다. 유명 카지노업체의 전 사위로 알려진 김씨는 2011년 이 카지노를 운영하면서 220억원이 넘는 매출을 누락하고, 이에 따른 소득세와 법인세 등 100억원 안팎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에서 고발당한 김씨는 현재 탈세와 횡령, 외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경의 수사를 받고 있다.

김씨는 김찬경(57ㆍ수감 중)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차명 소유했던 제주 하얏트호텔 카지노 분쟁에도 연루돼 있다. 밀항을 계획했던 김 회장은 지난해 4월 김씨를 비롯해 여러 사람과 다중계약을 체결해 계약금 명목으로 거액을 챙겼다. 김씨는 현재 하얏트호텔 카지노를 점유해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회장에게 사기를 당한 업자들이 가압류 등 소송을 제기해 회사 상황은 매우 어수선하다.

경영권 분쟁과 영업권 다툼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카지노도 있다. D호텔 카지노의 경우 전 경영진이 횡령 혐의로 수감되자, 대주주와 소액주주간 그리고 소액주주들간 카지노 운영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졌다. 검찰이 카지노 운영자 등을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불똥이 언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K호텔 카지노도 매매과정에서 빚어진 법적 소송 등으로 최근 2년 동안 주요 주주들간 갈등이 표출돼 용역업체 직원들이 동원되는 등 극심한 내분을 겪었다. R호텔 카지노는 불법 대출 혐의로 수감 중인 전일저축은행 전 대표 은인표(56)씨가 차명 소유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구설에 올랐다.

이처럼 제주도 카지노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소유권과 경영권이 불안정한 탓이 크다. 실제로 파라다이스그룹이 운영하는 2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카지노는 최근 수년 동안 크고 작은 분쟁으로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거나 송사를 겪었다.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모두 16곳으로, 절반인 8곳이 제주도에 몰려 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8개 업체가 지난해 신고한 매출액은 1,443억원으로 전체 업체 매출액의 11.5%에 불과하다. 카지노 운영자들의 탈세와 외화밀반출 등이 매출누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카지노를 제외하면 대부분 운영자가 법인을 사유화해 영업하면서 많은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차명 소유와 탈세, 횡령 등 불법행위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세수증대를 위해서라도 정부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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