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50) KIA 감독은 올 시즌 그의 야구인생을 통틀어 가장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1985년부터 11년간 해태의 간판스타로 활약하며 6번이나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일본프로야구 준치 시절에는 '나고야의 태양'으로 군림했다. 스타 출신 지도자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속설도 비웃었다. 2005년 삼성 감독으로 데뷔해서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라는 새 기록을 썼다. 재임 6시즌 간 4강 진출에 실패한 건 2009년 한 번뿐이었다.
지난해 16년 만에 사령탑으로 돌아온 친정팀에서의 첫 해를 시행착오라 해도 올 시즌 현주소는 뼈아프다. 실패를 모르고 살았기에 더 낯설다. 그러나 선 감독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25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타자들이 요즘 부진한 것이 걱정"이라고 말하면서도 "김진우가 다음 주 목요일에 선발 등판할 것이다. 오늘 불펜 피칭을 했는데 큰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김진우를 복귀시킬 만큼 선 감독은 의지는 강하다. 최근 1, 2군 코칭스태프 교체를 단행한 것도 늦었지만 분위기를 쇄신해보겠다는 뜻이었다. 코치들과 선수들 역시 "탈락이 확정되기 전까지 포기는 있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심기일전한 KIA가 넥센을 잡고 실낱 같은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 갔다. KIA는 이날 모처럼 활발한 공격력을 앞세워 9-6으로 승리, 최근 2연패에서 벗어났다. KIA 승리 주역인 이범호는 "개인 홈런 숫자보다는 팀 전체가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서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KIA는 1-2로 뒤진 3회초 2사 2ㆍ3루에서 4번 나지완의 우중간 싹쓸이 2루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5회초 1사 1ㆍ2루에서 5번 이범호의 중월 3점홈런으로 균형을 깼다. 나지완은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이범호는 시즌 18호 홈런으로 4년 만의 20홈런 고지에 다가섰다. KIA 선발 임준섭은 5이닝 4안타 4볼넷 4삼진 2실점으로 시즌 3승(3패)을 올렸다. 선두 삼성은 부산에서 롯데에 5-2 신승을 거뒀다. 원정 3연패에서 벗어난 삼성은 시즌 59승2무38패(0.602)를 기록해 6할 승률에 복귀했다. 2위 LG(60승41패ㆍ0.594)와의 승차도 0.5게임으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10승(8패) 고지를 밟았다.
잠실에서는 한화가 갈 길 바쁜 두산을 3-2로 이겨, 이틀 연속 제압했다. 지난 23일 대전 KIA전부터 3경기 연속 승리. 129일 만의 3연승이다. 창원에서는 SK가 2-0으로 NC를 제압했다. SK는 NC전 5연패에서 벗어났고 시즌 47승2무48패로 5할 승률을 눈앞에 뒀다. SK 3루수 최정은 1회 2사 1루에서 도루를 성공시켜 2년 연속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역대 37번째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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