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85) 전 이집트 대통령이 25일 불구속 상태에서 처음으로 재판을 받았다.
구속 2년 4개월 만인 23일 수도 카이로 남부 토라교도소에서 석방된 후 무바라크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처음이다.
무바라크는 25일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에 마련된 카이로형사법원 특별법정에 이동식 침대를 타고 나타났다. 헬기를 타고 경찰학교에 도착한 그는 와이셔츠에 흰색 점퍼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채 법정 한쪽에 설치된 철창 안에서 재판을 받았다. 국영TV로 생중계된 이날 재판 진행 과정에서 무바라크는 미소를 짓고 왼손을 턱에 괴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무바라크는 살인 방조와 일부 부정부패 혐의에서 무혐의를 받아 냈지만 2011년 시민혁명 기간에 시위대 850여명이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숨진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여전히 받고 있다. 최소 2건의 부패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마친 뒤 많은 양의 사건 자료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내달 14일 다시 재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무바라크는 석방 직후 남부 마아디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연금 상태에 있다. 이집트 과도정부는 비상사태 상황을 감안해 석방된 무바라크에게 가택연금을 명령했으나, 연금 상태는 이집트 비상사태가 해제되는 즉시 끝날 것으로 보인다.
김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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