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연구자들이 활용하는 국제 학술지 데이터베이스 과학인용색인(SCI)에 등재할 국내 학술지를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직접 평가ㆍ추천할 수 있게 됐다. SCI를 제공, 운영하는 미국 정보미디어기업 톰슨로이터가 특정 국가에 등재 학술지 추천을 공식적으로 맡긴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웹 오브 사이언스(WoS)' 저널추천위원회(가칭) 운영을 재단에 위임한다는 내용의 서면계약을 이 달 초 톰슨로이터와 맺었다"며 "앞으로 국내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 위원회가 우리나라 학술지를 대상으로 SCI 등재 가능성을 평가하고 톰슨로이터 측은 이를 반영해 등재 여부를 최종 선정하게 된다"고 25일 밝혔다. WoS는 톰슨로이터가 세계 학술지들 중 학술적 기여도가 높은 1만2,000종을 엄선해 논문과 인용 정보 등을 SCI를 비롯한 인문사회과학 분야 포함 총 4가지 분류의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제공하는 웹사이트다.
국내 대부분의 대학과 연구기관에선 교수나 연구원의 업적을 평가할 때 SCI 논문을 얼마나 많이 발표했느냐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SCI 등재 여부가 학술지의 가치를 평가하는 핵심 척도도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국내 학술지가 SCI에 등재되려면 연구자나 관련 학회, 단체 등이 개별적으로 톰슨로이터에 직접 접촉해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롭고 까다로웠다. 한국연구재단 학술진흥본부 학술기반진흥팀 김소형 연구원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국내 학술지의 SCI 등재율을 높여 우리 과학의 우수성을 세계 학계에 더 널리 알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이번 계약으로 국내 학술지 데이터베이스(KCI) 전체가 WoS에 탑재된다. 지금까지는 거의 국내에서만 이용됐던 KCI를 각국 연구자들이 WoS를 통해 검색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WoS에 수록된 논문을 구독하는 세계 8,000여 기관에 우리 연구자들의 논문이 알려지고 가치를 새롭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실제로 2008년 중국 학술지 데이터베이스(CSCD)가 WoS에 탑재된 이후 중국의 피인용 기준 상위 1% 논문 점유율, SCI에 등재되는 중국 학술지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비영어권 국가의 학술지 데이터베이스가 WoS에서 검색되는 건 중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라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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