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의 오염수 관리가 부실투성이로 확인되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25일 마이치니(每日)신문에 따르면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의 협력회사 관계자는 “(유출 사고가 발생한) 오염수 저장탱크는 공사 기간이 짧고 공사비도 적게 투입했기 때문에 장기간 버틸 수 없다”며 “볼트 조립식 구조인데다 야외에 설치돼 있어 무더위 때는 볼트와 누수 방지 패킹이 예상보다 앞당겨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폭로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오염수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것과 같은 공법으로 제작한 저장탱크 350개 모두가 불량일 가능성이 있다. 오염수 저장탱크 설치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 관계자는 “무더위로 저장탱크 안 오염수 온도가 급상승해 누수가 발생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며 현장 직원들은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도쿄전력은 사태를 축소하는데 급급하고 있다.
저장탱크 이설 과정에서 발생한 뒤틀림도 오염수 유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2011년 6월 오염수 저장탱크 중 3개의 지반이 20㎝ 가량 침하해 그 해 10월 현재의 자리로 옮겨 설치했는데 이때 탱크에 뒤틀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도호쿠(東北) 대지진 이후 지속적인 여진으로 부지가 평균 70㎝ 가량 내려앉을 정도로 지반이 약해져 있다. 지반이 계속 침하하면 오염수 저장탱크는 물론, 현재 냉온정지상태에 있는 원자로도 안전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500m 가량 떨어진 전용 항만의 바닷물 방사성 물질 농도도 일주일 만에 최고 18배 높아졌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했다. 도쿄전력이 19일 이 곳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는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베타선을 방출하는 트리튬(삼중수소)이 리터당 68베크렐(Bq) 검출됐다. 항만 내 다른 4곳의 트리튬 농도도 52~67Bq에 달했는데 이는 12일 측정치의 8~18배에 해당한다.
이런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4일 바레인을 방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식품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수입 규제의 해제를 요구해 승낙을 받았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바레인에 이어 쿠웨이트, 지부티, 카타르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일본산 식품의 수입 허가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된 뒤 일본산 식품의 안전에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도 아베 총리가 자국 식품의 수입을 외국에 요청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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