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김하늘(25ㆍKT)이 또 울었다. 이번엔 힘들어서가 아니라, 기뻐서다.
25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후반기 두 번째 대회인 MBN 김영주골프 여자오픈(총 상금 5억원ㆍ우승상금 1억원) 4라운드가 열린 양평 TPC 골프장(파72ㆍ6,425야드). '슈퍼 루키' 김효주(18ㆍ롯데)에 2타 차로 쫓기던 김하늘은 18번 홀(파4)에서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은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사실상 우승을 확정한 김하늘은 동료들이 퍼팅을 하는 사이 고개를 숙였다.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졌다. 지긋지긋한 슬럼프를 딛고 10개월 만에 우승한 기쁨의 눈물이었다.
김하늘이 KLPGA 투어 역대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우고 정상에 올랐다.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잡아낸 김하늘은 72홀 합계 23언더파 265타를 적어내며 역대 최소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종전 72홀 최소타 기록은 2010년 이보미(25ㆍ정관장)가 KB국민은행 스타투어에서 우승할 때 작성한 19언더파 269타였다. 김하늘은 작년 10월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 이후 10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수집해 통산 8승째를 거뒀다.
김효주는 21언더파 267타를 쳐 72홀 최소타 종전 기록을 경신했지만 김하늘에게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1년부터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김하늘은 올해 울보로 변했다. 슬럼프에 빠지면서 예선도 통과하지 못하는 선수가 됐다. 전반기에 열린 10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컷 오프를 면한 것은 5차례. 두 차례나 기권을 했고, 시즌 최고 성적도 9위였다.
김하늘은 "전반기에는 대회만 끝나면 많이 울었다. 골프를 그만하고 싶다는 얘기도 많이 했다"면서 "정말 공을 치기가 싫었다. 드라이버 입스가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다"고 당시의 고통을 털어놨다.
김하늘은 지난 6월 예전 티칭 프로를 찾아가서 클럽의 스펙이 자신과 맞지 않다는 것을 알아냈고, 작년 하반기 때 사용하던 드라이버를 잡고서 힘을 내기 시작했다. 한국여자오픈과 US여자오픈에서 부활의 조짐을 보인 그는 지난 주 후반기 첫 대회인 넵스 마스터피스에선 예전 모습을 보여주면서 11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들어서도 한층 안정된 드라이버 샷을 날린 김하늘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4라운드를 시작했다. 김하늘은 전반에만 버디 5개를 뽑아 공동 선두로 올라서더니 10번 홀(파4)과 12번 홀(파4)에서도 1타씩을 줄여 2타 차 단독 1위로 나섰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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