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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새 엔진 '뉴'… CJ엔터테인먼트를 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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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새 엔진 '뉴'… CJ엔터테인먼트를 꺾다

입력
2013.08.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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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최고의 큰 손은 누구일까? 정답은 CJ엔터테인먼트다. "한국 영화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10년 가까이 국내 영화 배급 시장에서 정상을 달려 왔다. 하지만 올해는 체면을 제대로 구기고 있다. 7월까지 시장점유율은 25.9%(영화진흥위원회 집계)로 2위에 올라 있다. 1위는 2008년 영화계에 뛰어든 신예 투자배급사 뉴(NEW)다. 극장 체인을 낀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들이 10년 넘게 장악하고 있는 충무로에서 뉴의 1위 질주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뉴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16.5%) 순위는 3위였다.

뉴의 점유율은 무려 40.2%로 경쟁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이달 블록버스터 '설국열차'로 추격에 나섰고 뉴는 다크호스 스릴러 '숨바꼭질'로 맞서고 있다. 430억원을 쏟아 부은 '설국열차'는 24일까지 867만 5,114명을 태웠으나 흥행 속도가 많이 떨어졌다. 24일 하룻동안 13만 3,267명이 관람했다. 367만 7,508명이 본 '숨바꼭질'의 24일 관객 수는 45만 7,773명이다. '숨바꼭질'의 총제작비(마케팅비 포함)는 45억원이다. 다윗이 골리앗에 맞서는 형국이다.

올해 뉴의 이름으로 극장에 걸린 한국 영화는 '숨바꼭질' 포함 불과 6편이다. CJ엔터테인먼트(17편)의 3분의 1 수준이다. 3위 쇼박스의 7편, 4위 롯데엔터테인먼트의 11편보다도 적다. 하지만 '7번 방의 선물 '감시자들' '신세계' '몽타주' '반창꼬' 등 내놓는 작품마다 흥행 바람을 일으켰다. 뉴는 시장 점유율 60%에 육박하며 올해 극장가를 질주하고 있는 한국 영화의 숨은 엔진인 셈이다.

뉴의 반란은 3년 전부터 시작됐다. '헬로우 고스트'로 충무로의 시선을 잡은 뒤 '블라인드' '그대를 사랑합니다' '부러진 화살' '내 아내의 모든 것'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을 연이어 흥행시켰다. 김기덕 감독의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피에타'도 배급 명단에 올랐다. 2011년 '미쓰고'와 지난해 '점쟁이들'을 제외하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대부분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가 외면한 무명 감독들의 작품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해 한국 영화 개봉작을 대상으로 조사해 봤더니 돈을 남기는 영화는 7편에 2편 꼴이었다. 배급한 영화마다 거의 대부분 흑자를 내고 있는 뉴의 성공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판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떠오른 뉴는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주식시장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상장에 성공해 자금력까지 확보하면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큰 손으로 단단히 자리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쇼박스 대표를 지낸 김우택 대표가 설립한 뉴는 쇼박스 출신 직원들이 주요 자리에 앉아 있다. 출범 때부터 '선수'들이 모인 곳이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전체 직원이 33명에 불과해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게 최고 장점으로 꼽힌다. 박준경 뉴 마케팅팀장은 "전 직원이 모여 투자 배급 작품을 결정하면 아무도 의심하지 않고 일에 전력 투구한다"고 말했다.

뉴의 질주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가 많지만 부정적인 지적도 있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독과점적 상황에서 발생하던 갑의 횡포가 많이 사라질 것"이라면서도 "규모가 작은 영화를 발판으로 한 뉴의 선전이 한국 영화의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를 막을 수도 있어 마냥 반길 순 없다"고 주장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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