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퍼블릭골프장 몰리면서 수익률 3%대로 급감, “입회금 돌려달라” 경매 줄잇고 법정관리도 10여곳, 퍼블릭골프장은 수익률 30%대 고공행진
전남 순천시 주암면 레이크힐스순천 골프장은 토지 36만911㎡(약 10만평)와 골프장 소유 호텔이 경매 절차를 밟고 있다. 총 감정가격은 242억원. 지난달 8일 1차 경매에서 유찰돼 다음달 말 경매 최저가 170억원으로 2차 경매가 진행된다. 이번 경매는 골프장 운영업체가 회원들에게 5년 후 돌려줘야 하는 입회금을 반환하지 못해 창립회원 일부가 경매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회원제 골프장이 몰락하고 있다. 몰락 속도가 너무 빨라 대기업이 소유한 골프장과 퍼블릭 전환 골프장을 제외하면 회원제골프장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의견이 많다. 25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회원제골프장 홀당 이용객 수는 올해 상반기 3,202명으로 지난해 3,370명보다 5% 감소했다. 이미 3~4년 전부터 적자로 돌아선 제주도 골프장을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129개 회원제골프장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은 3.4%로 2011년(6.9%)의 절반, 2009년(19.2%)의 5분의 1로 급감한 상황이다. 이렇게 수익률은 급감하는 데도 회원제골프장 수는 2006년 154개에서 지난해 말 227개로 늘었다.
결국 영업악화로 10여 곳의 회원제골프장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거나 법정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회원권 시세가 고점 대비 60%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입회금 반환 신청이 줄을 잇고 있는데 그 금액만 18조원에 달한다. 경매 전문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현 대표변호사는 “경매에 나올 것이란 소문이 도는 골프장 명단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회원제 골프장의 침체는 경기 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이용자들이 저렴한 퍼블릭골프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퍼블릭골프장의 그린피는 1인당 주중 11만6,000만원, 주말 16만6,000원으로 회원제골프장보다 4만5,000원 가량 싸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3.7%로 최근 4년 간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홀당 내장객 수도 3,711명으로 회원제골프장보다 340여명 가량 많다.
이렇다 보니 이용자가 많고 자존심을 버리고 퍼블릭골프장으로 전환하는 회원제골프장 수도 늘어나고 있다. 2010년 1곳이었던 퍼블릭골프장 전환은 2011년 3곳, 지난해 7곳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벌써 4곳이 퍼블릭으로 전환됐고 5곳은 전환 예정이다.
하지만 퍼블릭골프장도 2009년 145개에서 지난해 209개로 연간 평균 21개씩 증가하는 등 이미 포화상태에 접근하고 있어 수익률이 점차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장기침체에 따른 경영악화로 회원제골프장은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라고 예상했다. 일본은 부동산 버블 붕괴 후 골프장 2,419개 중 3분이 1이 넘는 900여 곳이 부도나고 회원권 시세는 고점 대비 무려 96%가 폭락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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