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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모자 실종' 수사본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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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모자 실종' 수사본부 설치

입력
2013.08.2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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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50대 여성과 30대 장남이 함께 실종된 사건 해결을 위해 인천경찰청이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실종자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수사본부는 2008년 '강화 모녀 살인사건' 이후 5년 만이다. 경찰은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범죄현장 자체가 없고 유력 용의자로 긴급 체포된 차남 정모(29)씨도 증거 부족으로 15시간 만에 풀려나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씨의 어머니 김모(58)씨와 형(32)은 지난 13일 차례로 실종됐다. 김씨의 마지막 모습은 이날 오전 8시 30분쯤 남구 용현동 집 인근 새마을금고에서 20만원을 인출한 것이었다.

함께 살던 장남은 같은 날 오후 7시 40분쯤 친구와 휴대폰 통화를 끝으로 종적을 감췄다. 발신장소는 집으로 알려졌다. 그는 휴대전화, 지갑, 차량 등을 모두 집에 남긴 채여서 정상적인 외출은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14일은 직장인 경기 분당 모 전자부품회사와 근로계약을 연장해야 하는 날이었지만 출근하지 않았다.

경찰은 차남 정씨를 용의자로 지목해 22일 오전 0시 30분쯤 긴급 체포했다. 10억원대 원룸건물을 소유한 김씨가 차남과 금전문제로 갈등이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김씨가 최근 자신이 사준 빌라를 몰래 팔아버린 정씨와 다투고 정씨의 부인과 고부 갈등도 있는 등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가족들이 진술했다"며 "최근에는 5,000만원을 달라는 정씨의 요구를 김씨가 거절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웃들도 자주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더구나 16일 오후 모자의 실종을 신고한 정씨가 당시 "13, 14일 어머니 집에서 자고 16일에도 확인했지만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과 달리 14일 강원도에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장남의 은색 혼다 차량에서 정씨의 지문과 14일자 강원 동해톨게이트 영수증이 나왔다. 경찰은 15일 어머니 집에서 형을 만났다는 정씨의 진술도 거짓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씨는 체포돼 피의자 신분이 되자 입을 굳게 다물었다. 모자 살해 여부나 현재 위치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인천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2명이 투입돼 12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지만 정씨의 묵비권 행사에 소득이 없었다.

용의자만 있고 범행 도구나 혈흔 등 증거가 없는 상황이어서 수사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경찰이 정씨를 다시 검거하려면 직접 증거를 찾아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야 한다. 경찰은 24일 실종자 전단을 배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석방된 이후 수사에 큰 진전은 없다.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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