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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선후배의 '우투 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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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선후배의 '우투 혈전'

입력
2013.08.2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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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인수ㆍ합병(M&A) 시장에 가장 뜨거운 매물인 우리투자증권을 놓고 기획재정부 선후배가 맞붙었다. 행시 20회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24회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그 주인공. 평소 호형호제하는 사이임에도 불구, 경쟁 관계인 금융회사의 수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기면서 우투증권을 놓고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증권계열 자회사 매각에 가장 유력한 후보는 KB금융과 농협금융이다. 두 금융지주 모두 비은행 부문 수익 다각화라는 공통의 숙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우투증권은 양보할 수 없는 대상이다.

임영록 회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비은행 부분의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임 회장이 증권 업계 1위 KDB대우증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았지만, 금융당국이 대우증권 매각을 내년 이후로 미루면서 정리된 상태. KB금융 관계자는 "대우증권도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올해 안에 인수자가 결정되는 우투증권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유동성 측면에서 농협금융보다 KB금융이 우세하다고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KB금융의 자회사 출자 자본 여력은 3조6,000억원으로 추정되는 반면 농협금융의 자회사 출자 자본 여력은 2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KB금융에 우위를 뒀다.

하지만 임종룡 회장의 농협금융도 사활을 걸고 있어 만만치 않은 상황. 임종룡 회장은 6월 취임 이후 김주하 농협금융 부사장이 지휘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인수 시너지 평가 ▦자금조달 계획 ▦인수 후 우투증권 운영 계획 등 구체적인 방안도 이미 마련해 놓았다. 인수 자금 조달 능력도 상호금융 쪽의 자금 등을 끌어들여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일각에서 농협금융이 '유효경쟁을 위한 들러리'라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모든 측면에서 KB금융에 뒤질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임영록, 임종룡 회장 모두 임기 초반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우투증권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임 회장의 경우 관치 논란의 핵심이었다는 점에서, 농협금융 임 회장은 농협중앙회와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빠른 시일 내 성과를 보여주려 할 것"이라며 "관료 선후배 간 치열한 싸움이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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