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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달고 평창 동계올림픽 누비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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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달고 평창 동계올림픽 누비고파"

입력
2013.08.2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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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프린스턴 출신 엘리트… 임진경-1부 대학팀서 공걱수협회 해외자원 영입 제의 받고 고민 없이 한 걸음에 달려와지날 달 입국 한일교류전 참가… 역대 처음 한국 3연승 이끌어당분간 해외에서 경험 더 쌓고 국가대표로 활약할 계획

"전혀 고민 되지 않았어요. 태극 마크를 꼭 달고 싶습니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나무가 아닌 숲을 바라보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이하 협회)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해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세우고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지난 4월 2013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디비전 2 B그룹(5부 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세계랭킹이 28위에 불과할 정도로 여전히 세계 정상권과 큰 격차가 벌어져 있다. 협회는 남자부에서 브락 라던스키(한라)가 한국 국적을 획득했던 것처럼 해외에서 뛰고 있는 뛰어난 자원들을 영입해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아이스하키 종주국인 캐나다 동포인 임진경(20ㆍ대넬 임)과 박은정(24ㆍ캐롤라인 박)은 협회가 여자 대표팀 전력 강화를 목적으로 지난달 초청한 선수들이다. 이들은 열악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희망을 보여준 임진경과 박은정

지난달 26, 27일에 각각 입국한 임진경과 박은정은 하루 만인 29일 태릉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여자 대표팀 훈련에 참가, 눈부신 기량을 선보였다. 국가대표 자격으로 참가한 일본 삿포로 3연승을 이끌었다. 2006년 창설된 한일 교류전에서 한국 팀이 3연승을 거둔 것은 역대 처음이었다. 그만큼 두 선수의 합류는 대표팀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여기에 지난 16일 끝난 여자 아이스하키 여름 리그에서 초청 자격으로 참가해 압도적인 실력으로 소속 팀 피닉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박은정은 "처음에 힘든 점도 있었지만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가면서 많은 잠재력을 보았다. 정말 뜻 깊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임진경은 "아이스하키는 어느 곳에서 하든지 다 똑같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웃었다.

사실 박은정은 미국 명문 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의학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엘리트출신이다. 캐나다 주니어 시절 빼어난 기량을 선보여 하버드 등 미국 명문대 4개교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고 전액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2007년 프린스턴대에 입학했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임진경도 다섯 살 때부터 스틱을 잡아 현재 캐나다 대학 스포츠 1부 리그 강팀 윌프리드 로리에 대학교에서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2011~12시즌 24경기에서 3골7어시스트로 팀 우승에 힘을 보탰고 올 시즌에도 26경기에 나가 4골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2018 평창올림픽 무대를 누비는 꿈

사실 협회가 힘들게 이들을 찾아내 이메일을 보내면서도 반신반의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박은정과 임진경은 오히려 고민하지 않고 흔쾌히 한국행을 결정했다. 임진경은 "꿈같은 순간이었다. 내겐 아이스하키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태극 마크를 달 수 있다는 제안 자체가 대단히 영광스러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은정도 "고맙고 신기했다. 한국에서 꼭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이 당장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규정상 캐나다 시민권자인 박은정과 임진경이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선 한국 국적을 취득한 후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은정과 임진경은 기꺼이 감내할 수 있다는 각오를 밝혔다.

임진경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평생 한번 밖에 없는 기회다. 학업과 태극 마크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무조건 태극 마크를 선택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임진경은 일단 캐나다로 돌아가 대학교를 마칠 예정이다. 그는 "대표팀에서 선수들과 플레이 했던 것이 너무 행복했다"면서 "몸은 잠시 캐나다에 가지만 대표팀 기회가 주어진다면 온 몸을 던져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박은정도 "한국 대표팀이 필요로 한다면 친선 대회 등에 참여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협회도 당장 이들이 국내에서 머무는 것보다 해외에서 선진 아이스하키 기량과 경기력을 더 배워와 우리 대표팀에게 전수하는 방안이 낫다는 판단이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마케팅팀장은 "대학교를 졸업한 박은정은 2016년,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는 임진경은 이보다 늦은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부터 국가대표로 출전시킨다는 계획이다"고 말했다.

꿈은 꾸는 자만이 이룰 수 있다. 고국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누비는 꿈을 지닌 두 선수의 굵은 땀방울이 빙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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