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발전소 고장 중 절반이 원자로를 포함한 핵심계통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OPIS)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올 8월까지 최근 10년 간 발생한 원전 고장 건수는 총 152건으로, 월 평균 1.31건을 기록했다.
이 중 원자로를 포함해 핵반응으로 열을 생산하는 부분인 1차 계통에서 발생한 고장은 72건(47.4%)에 달했다. 1차에서 발생한 열과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2차 계통의 고장 80건(52.6%)과 비슷한 수준이다. 1차 계통의 고장은 훨씬 더 치명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1994년~2003년 사이 1차 계통 고장 비율이 34.1%였던 것에 비하면 핵심계통의 고장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21일 정지한 한빛 6호기도 원자로 냉각재 펌프(RCA)에 문제가 생긴 1차 계통 고장이 문제가 됐다.
전 문가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부족한 원전 운영 인력과 그로 인한 안전불감증을 꼽는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원전 운영 인력 규모는 공기업 선진화의 영향으로 인력을 줄이면서 미국의 절반, 캐나다의 3분의1 수준밖에 되지 않아 인재의 가능성이 높다”며 “경험이 부족한 인력도 많고 안전수칙 역시 잘 지키지 않아 제대로 된 공정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원전 한 호기 당 필요한 최소 운영 인력은 1,000여명선이지만, 국내 원전에선 평균 500~700여명 정도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원전운영사의 고질적인 비리구조, 안전의식에 대한 불감증, 수급예측 능력의 결여, 과도한 전기다소비 구조 등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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