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군 병사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세 차례' 만남이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즈(NYT)가 22일 소개한 오바마 대통령과 세 번을 만난 인연의 주인공은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여했던 코리 렘스버그 중사다. 그가 처음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건 4년 전 프랑스 노르망디의 행사장이었다. 두 번째는 미 워싱턴 외곽의 한 군 병원에서 중상을 입고 누워 있는 채로, 마지막은 힘든 재활 과정을 거친 뒤 휠체어에서 당당히 일어선 모습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기간 1,000명이 넘는 부상병들을 만났지만 렘스버그와의 잇단 만남은 그에게 부상병들의 회복과 전쟁의 참혹한 대가를 맞대면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2009년 6월 노르망디 상륙작전 65주년 기념식에서 처음 만났을 때 렘스버그는 행사장에서 7명의 고공 낙하 시범자 중의 한 명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기념 촬영을 했다. 당시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었던 렘스버그는 이후 아프가니스탄으로 주둔지를 옮겼다. 그 해 10월, 그는 칸다하르에서 근무 중 폭탄이 터지면서 큰 부상을 당했다. 폭탄 파편이 그의 뇌와 오른쪽 눈을 관통했고, 그는 석 달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렘스버그는 이듬 해 4월 뇌 수술을 위해 워싱턴 인근 베데스다의 군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여기서 오바마 대통령과 우연히 재회하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기 검진을 위해 이 병원을 찾았다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자신과 렘스버그가 노르망디에서 찍은 사진이 벽에 걸려 있고, 그 옆에 중상을 당한 그가 누워있었기 때문이다. 렘스버그는 당시 머리를 크게 꿰맨 상태로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에 "당시 렘스버그가 말은 못했지만, 나를 알아봤다"고 회상했다.
2년 반 넘게 병원신세를 졌던 렘스버그는 최근 애리조나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렘스버그의 집과 가까운 피닉스에서 대통령이 참석하는 재향군인 행사가 열리자, 오바마 대통령은 행사 직전 다시 그를 찾았다. 백악관 출입기자조차 두 사람의 만남을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며칠 뒤 열린 재향군인 행사장에서 두 사람의 사연을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렘스버그는 부모의 부축을 받고 일어섰고 내게 경례를 했다. 그리곤 보행보조기에 의지해 한 발씩 힘겹게 걸음을 떼더니 방 끝까지 걸어갔다"고 설명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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