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하나를 그려도 서양화의 그것과 우리 옛 그림의 그것은 다르다. 문화가 다르고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전통미술의 본질에 다가서려면 서양화와 다른 방식으로 들여다 봐야 한다. 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인 저자는 우리 옛 그림을 13개의 주제로 나누고 대표작들을 선별해 작품 속에 담긴 의미와 상징의 세계를 풀어낸다. 산수화, 사군자, 시의도, 고사인물화 등은 물론 민간 미술품을 아우르며 13개의 주제를 다시 주요 키워드로 설명한다.
옛 그림 중 상당수는 선비들이 남긴 것이다. 고대 성현들의 행적과 정신세계를 흠모했던 선비들은 중국 고사에 등장하는 일화, 성현들이 남긴 시문의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일례로 추운 겨울에 매화를 찾으러 설산에 들어갔다는 당나라 시인 맹호연의 설중탐매는 김명국의 '탐매도', 지운영의 '심매도'에 잘 나타나 있다. 저자의 설명을 돕기 위해 150여점의 도판이 수록됐다. 돌베개ㆍ352쪽ㆍ1만8,000원.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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