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고향인 경북 대구 달서구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꿈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5월 정치 지망생의 필수코스처럼 여겨지는 출판기념회를 두 차례 열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실형 선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 전 청장은 대선 직전 경찰 수사를 방해하고 허위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시킨 혐의(직권남용)와 이를 통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고 있다. 그가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하고 있어 섣불리 예측할 순 없지만, 법원 안팎에선 공소사실이 워낙 구체적이어서 사실관계를 전부 뒤집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선거 개입을 포함한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될 경우 죄질이 워낙 나빠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다. 직권남용죄의 형량은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인데, 김 전 청장은 집행유예 이상의 실형이 선고되거나 법정구속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선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인정될 경우 출마 꿈은 물거품이 된다.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은 향후 5년간, 집행유예 이상은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법원 관계자는 "김 전 청장 사건은 실형 아니면 전부 무죄 두 가지 길밖에 없어 보이는데, 유사 사건의 선고 형량을 고려할 때 실형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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