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제 첫 적용

개정 민법에 따라 7월부터 질병이나 장애, 노령 등으로 의사결정에 제약이 있는 성인을 돕는 성년후견제가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후견인이 선임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이현곤 판사는 지적장애 3급인 홍모(23)의 특정후견인으로 유모(48)씨를 선임했다고 22일 밝혔다. 80대 친척 할아버지와 살고 있는 홍씨는 자신의 명의를 빌려 휴대폰을 개설한 이웃이 이용요금을 체납해 160만원의 빚을 떠안거나 병원 처방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유씨는 앞으로 2년간 홍씨의 병원 진료, 사회복지서비스 이용 등을 돕게 된다. 유씨는 국민기초생활보장급여, 장애연금 등 홍씨의 정기적인 수입과 지출, 채무 관리 등에 대한 대리권도 갖는다. 유씨는 홍씨의 경제사정을 고려해 무보수로 일하기로 했다.

성년후견제는 피후견인의 행위를 지나치게 제약하고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친족 중 후견인을 결정하는 기존 금치산ㆍ한정치산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후견인 선임 신청은 모두 43건이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