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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English Varieties : Localized English (다양성과 현지화된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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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English Varieties : Localized English (다양성과 현지화된 영어)

입력
2013.08.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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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세계 공통어가 되면서 웃지 못할 촌극이 많이 벌어진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는 이런 상황이 빈번하다. 인도의 택시 기사가 목적지를 댄 승객에게 'No problem'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란 뜻이지 승객의 요청에 따라 제 시간에 도착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도에 주재원으로 파견된 한 미국인은 각 지역별로 현지화된 영어가 서로 얼마나 다른지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인도에 도착한 미국인이 호텔에서 현지 안내원과 만나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눈다.

인도인: Where do you stay?(어디에 머무르고 계신가요?) 미국인: I am staying in a hotel right now. (지금은 호텔에 있어요) 인도인: You stay in a hotel? Oh, you mean a flat in a lodge. A hotel is a place to eat! (호텔에 있다고요? 아, 숙박시설의 방을 말하는 거군요. 호텔은 식사하는 곳이죠!)

hotel을 lodge, room을 flat으로 표현하는 것은 영국 영어의 영향이다. 인도인에게 hotel은 숙박시설보다는 중요한 모임을 위해 차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는 곳이란 인식이 강하다. 이어지는 대화를 보자.

인도인: Do you have a landline? 미국인: Landline? 인도인: Yes, a phone. 미국인: We have a cell phone. I can give you that number. 인도인: Please, tell me your 'mobile' number.

인도인이 전화기를 갖고 있느냐고 묻는데 phone을 landline이라고 말한다. 휴대 전화기를 cell phone이라고 말하는 미국인, 이것을 다시 mobile phone이라고 받아 치는 인도인, 이런 혼란은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의 차이만은 아니다. 세계화 과정에서 '영어는 영어인데 상통하지 않는 영어'가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현지화된 영어(Localized English)가 수많은 교류를 통해 변화하는 이 같은 현상은 서로 다른 영어를 배운 사람들이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체코(Czechoslovakia)에 다녀 온 미국인이 'Do they have toilet paper? Of course not.'이라고 대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거기서는 아직도 화장실 휴지는 각자 알아서 해야 해요'(Their public washrooms have been left to fend for themselves.)라는 부연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여기서 관심을 끄는 것은 문화적 차이라는 것이 언어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Toilet이라는 단어를 무척 꺼리는 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 식당의 두루마리 휴지를 보면 질겁하기도 한다. 그냥 냅킨이 아니라 화장실 휴지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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