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내륙 국가, 몽골. 우리나라의 15.7배 크기인 이 나라는 국토 대부분이 너른 초원과 사막지대로 이뤄져 지금도 유목민이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상기후와 사막화로 인해 심해진 한파 탓에 유목민들의 삶은 점점 더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EBS가 제작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나눔'은 23일 오후 8시 20분 방송하는 '몽골, 절망을 캐는 소녀 광부'편에서 이들의 사연을 전한다. 이 프로그램은 극심한 빈곤과 질병에 허덕이는 전 세계 소외된 아이들을 밀착 취재해 알리고 있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1,000km 떨어진 고비알타이 지역은 금이 많이 묻힌 땅이다. 가축을 잃고 떠도는 유목민들은 이곳으로 모여들어 금광촌을 전전한다. 사막을 떠돌며 무허가로 금을 캐는 사람이 10만명이 넘는다.
15세 소녀 가장 에르덴취미크도 그 중 한 명이다. 한 번 집을 나서면 길게는 4~5일 동안 금을 찾아 떠돈다. 하지만 온종일 캐봤자 나오는 금가루의 양은 0.1g도 안 되고, 이것마저도 쉽지 않다. 일은 고되지만 먹을 것이 변변치 않아 몽골 전통 음식인 보르치크 몇 조각과 수태차 한 통으로 여러 날을 버텨야 한다. 흙 먼지 날리며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2m 깊이의 땅 속에서 지내기란 고통스럽다. 밤에는 한기가 올라와 편히 잘 수조차 없다.
첫째 후를바타르와 셋째 에르덴취미크가 금을 캐러 나가면 엄마 한두스릉(54)도 보탬이 되고자 벽돌을 만들어 판다. 건강이 좋지 않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그나마 여름 두 달만 할 수 있는 이 일로 버는 돈은 벽돌 한 장에 500투그릭,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0원에 불과하다. 온종일 만들어봤자 하루에 열 장이 전부다. 벽돌이 좀처럼 팔리지 않아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만 간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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