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毛澤東) 부인 장칭(江靑) 등 4인방(四人幇)에 대한 단죄 이후 중국에서 가장 큰 관심사로 떠 오른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의 재판 법정 공방이 22일 실시간 중계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그를 지지하는 극좌파 세력의 단속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세기의 재판'을 하루 앞둔 21일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 주변에는 공안들이 대거 배치됐다. 경찰들은 내ㆍ외신 기자와 민원인의 진출입을 통제했다. 법원 주변에는 임시 화장실과 천막들이 설치됐고, 근처 지화(吉華)호텔에는 프레스센터도 마련됐다. 특히 22일 보 전 서기의 법정 심리가 전례 없이 실시간 중계될 것이라고 홍콩 매체들이 법원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이 재판을 부정부패 척결에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삼기 위해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이례적 결정을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 매체들은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를 통한 실시간 중계를 예고했다.
당국은 인터넷 통제와 보 전 서기 지지자에 대한 가택 연금 등을 통해 재판을 계기로 극좌파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보 전 서기의 억울함을 호소했던 교사 왕정(王錚)을 비롯한 지지자는 아예 체포 또는 가택 연금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좌파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오유지향(烏有之鄕·유토피아)도 일찌감치 접속이 막혔다.
그러나 쿵칭둥(孔慶東) 베이징(北京)대 교수가 최근 인터넷에 올린 '심리를 하든 하지 않든 공적은 온전히 여기에 있네, 판결을 하든 하지 않든 억울함 또한 여기에 있네'라는 글이 적잖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쿵 교수는 공산당과 사회주의 홍색 문화를 예찬하고 범죄와 폭력은 엄단했던 보 전 서기의 창홍타흑(昌紅打黑) 정책을 열렬히 지지한 바 있다. 21일에도 웨이보 상에는 "보시라이 동지를 구해내, 사회주의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자", "당국은 보시라이 동지에게 공정한 재판을 보장해야 한다"는 글들이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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