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안동 '외래종 천국' 오명에도 뒷짐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안동 '외래종 천국' 오명에도 뒷짐만

입력
2013.08.21 18:31
0 0

영남지역 최대 수자원인 안동ㆍ임하댐 명성에 어울리게 청정 지역으로 분류됐던 경북 안동 지역이 '외래종 동식물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으나 당국의 퇴출 의지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안동시 등에 따르면 환경부 지정 생태계 교란 식물인 가시박은 북미 지역이 원산지로 국내 최초 유입지가 안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 안동의 농업기술연구기관이 오이나 참외 등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병해충에 강하고 생명력이 질긴 가시박 대목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가시박이 한때 '안동오이'라고 불린 것도 이 때문이다.

'식물계의 황소개구리, 식물계의 저승사자'로도 불리는 가시박은 별명답게 한 그루에 2만5,000개 이상의 씨를 뿌리며 왕성하게 번식, 주변의 토종 풀과 나무를 완전히 뒤덮어 초토화시켜버리는 악성종이다. 안동에는 이미 하천변 등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안동댐은 또 '배스낚시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국내 대표적인 배스 서식지다. 포악한 성격을 가진 육식어종 배스는 어린 토착어종을 싹쓸이, '민물어고'로 불리던 안동댐의 어획량 감소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안동댐과 임하댐을 연결하는 도수로 터널 공사가 추진되면서 안동댐 배스가 도수로를 통해 임하댐으로 옮겨올 것을 우려한 임하댐 어민들이 반발, 수자원공사와 주민들 간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하지만 안동시는 2009년 희망근로 인력을 투입해 한차례 가시박 전면 제거작업에 나선 이후 사실상 제거작업에 손을 놨고, 배스도 퇴치보다는 전국규모 낚시대회 개최에 열을 올리는 등 딴전이다.

2011년 조직을 개편한 안동시에서는 가시박 등 외래종을 담당할 부서조차 명확치 않은 형편이다. 산림녹지과가 주관하던 가시박 제거업무가 녹색환경과로 이관됐지만, 정작 담당부서는 "인수인계 받은 바 없다"며 현황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 물론 관련 예산도 전혀 없다. 녹색환경과 담당자는 "올해 가시박 자생지 현황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 계획은 없다.

환경운동연합 안동지부 관계자는 "안동 지역이 외래종의 본산으로 알려진 데는 당국의 불성실한 대처가 한몫했다"며 "외래종 동식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정부의 관심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글ㆍ사진=이임태기자 ms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