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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 시골 어르신들의 언어와 해학(김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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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 시골 어르신들의 언어와 해학(김도언)

입력
2013.08.2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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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충청도 지방 어르신들의 생활 사투리를 있는 그대로 채록해 재미있는 산문집을 펴낸 저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 산문집 속에 들어 있는, 살아있는 언어로부터 받은 감동의 폭은 소설가 이문구 선생과 시인 이정록의 책에서 받은 그것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이었다. 그날 저자에게 들은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 시골 노인들의 이야기에 위트와 해학, 유머가 들어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저자의 경험칙에 의한 해석이다. “시골의 하루는 일찍 시작해서 일찍 끝나요. 단조롭죠. 아홉시만 되면 불이 다 꺼져요. 그리고 집집마다 텔레비전 불빛만 알전구처럼 빛나는 거예요. 그런데 다음날 아침이 되면 아무도 텔레비전 봤다는 얘기를 안 해요. 도시 사람들은 드라마 얘기도 하고 그러는데, 여기서는 밤에 텔레비전을 본 건 확실한데 그런 얘기는 숫제 안 하고, 눈뜨고 만나 하는 첫 마디가 고추 얘기, 가지 얘기 이런 거예요. 만날 그런 소리만 하는 거예요. 똑같은 얘길 또 하고 또 하고. 그러니까 본인들도 얼마나 지겹겠어요. 그래서 거기에 자연스레 유머가 들어가는 거예요. 똑같은 얘길 좀 재미있게 해보려고.” 해학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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