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ㆍLA 다저스)과 함께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쿠바산 괴물' 야시엘 푸이그(23ㆍLA 다저스)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푸이그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4로 맞선 8회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6회 대수비로 처음 그라운드를 밟은 뒤 결정적인 한 방으로 팀을 구해냈다. 다저스는 푸이그의 활약을 앞세워 6-4로 승리, 2연패에서 탈출했다. 시즌 성적은 73승52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압도적인 선두다.
푸이그는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선수다. 팀 동료와 다저스 팬들은 모처럼 등장한 슈퍼 스타에 환호하고 있지만, 다른 구단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과도한 세리머니, 경기 전 인터뷰를 거부하는 태도 등 그의 인성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최근엔 농구스타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 히트)와 늦은 시간까지 술 파티를 즐겼다는 보도가 나왔고 취재진에 욕설을 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성적도 뚝 떨어졌다. 11타석 무안타를 포함해 전날까지 5경기에서 23타수 3안타에 그쳤다. 너무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다 보니 어이없는 헛스윙이 많아 졌다. 조급한 마음에 몇 차례나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약점이 파악돼 상대가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역시 '푸이그 신드롬'이 차갑게 식을 위기였다. 잇단 악재와 부진으로 사고뭉치로 전락할 위기에서 선수단 소집 시간에도 늦은 것이다. 당연히 구단은 벌금을 물렸고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선발 명단에서 푸이그를 제외하면서 군기 잡기에 나섰다. 선수들도 팀 분위기를 해치는 그를 감쌀 수만은 없었다.
하지만 확실히 미워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극적인 홈런 한 방으로 자신도 살리고 팀도 살렸다. 8회 선두 타자로 나선 푸이그는 마이애미 세 번째 투수 댄 제닝스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1점 홈런을 터뜨렸다. 승기를 잡은 다저스는 9회초 2사 2ㆍ3루에서 팀 페더로비치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