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여성 IT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캄보디아 대학에서 IT를 전공해 강사로 일하다 지난 2007년 결혼과 함께 한국에 온 이주여성 이찬댓(27)씨. 그는 IT전문가가 돼 한국과 캄보디아를 연결하는 가교역을 해내는 꿈을 지닌 재주꾼이다.
캄보디아언어문화연구소에서 일하는 그는 현재 캄보디아어 생활회화사전 출판과 스마트폰용 캄보디아어 애플리케이션 제작에 참여 중이다. 캄보디아어 글씨를 익힐 수 있는 펜맨쉽(습자책)은 이미 탈고, 내달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캄보디아 언어와 문화를 많이 알리고, 여건이 되면 한국에서 IT와 컴퓨터를 더 배워 캄보디아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모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고전하는 현실이 그는 안타깝다. "현재 캄보디아에서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시장 모두 일본 제품이 판을 치고 있어요. 한국 기업들이 캄보디아어 마케팅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는 한국 제품이 캄보디아 시장에서 잘 안 팔리는 이유로 제품설명 등 마케팅 활동을 대부분 영어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 주민으로부터 외면당하기 쉽다는 것. "유학생을 포함해 한국어를 잘하는 캄보디아인들이 많아졌으니 이들을 잘 활용했으면 해요."이씨는 캄보디아어로 한국에 대한 책을 써서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자국인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도 했다.
그의 애틋한 한국 사랑이 무색하게도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마냥 따뜻했던 건 아니다. 몇 년 전 남편과 헤어지면서 한동안 혼자 보내야 했던 힘든 시간도 그가 겪은 시련의 일부다. 올해부터 캄보디아언어문화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다시 한국에서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았다"는 그. 외로운 시간을 견뎌낼수록 IT전문가가 되려는 꿈은 더 커졌다. 한국의 대학에서 다시 정식으로 IT를 공부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캄보디아에는 여성 IT전문가가 없어요. IT 선진국인 한국에서 컴퓨터 분야에 대해 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해요."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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