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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건강] 마라톤 풀코스 도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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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건강] 마라톤 풀코스 도전하기

입력
2013.08.2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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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3종 완주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종목, 다시 말해서 순위가 제일 많이 바뀌는 구간은 마라톤이었다. 그동안 철인 3종 완주를 위해서 수영과 싸이클 연습만 한 후 철인 3종을 완주하고 보니 마지막 달리기가 얼마나 힘들고 또 중요한 것인가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달리기이다. 매일 집 앞 한강 시민공원을 뛰기 시작했다. 일단 하루 10킬로를 목표로 그날 컨디션에 따라 천천히 뛰기도 하고 전력질주하기도 하였다. 매일 뛰다 보니 10킬로가 그리 어렵지 않았고 마라톤 대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많은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나라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대회가 많았다. 매주 토요일, 일요일에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 여의도, 뚝섬지구, 잠실, 월드컵 공원, 미사리 조정경기장 등에서 열리는 대회가 많았다.

우선 10킬로를 신청하고 대회에 나가보니 엄청난 마라톤 참여자에 놀라고 참여자들의 실력에 다시 한번 놀랐다. 확실히 혼자 연습하는 것 보다는 대회에 나가 많은 사람들과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서로를 의지해서 달리다 보니 훨씬 재밌고 더 쉽게 완주할 수 있었다. 10킬로 대회를 몇 번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프코스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그동안 하프코스가 20킬로인 줄 알았는데, 막상 대회에 나가보니 21.1킬로였다. 첫 하프에 도전해보니 역시 힘들었다. 15킬로가 넘어가자 체력도 떨어지고 배도 고팠다. 몇 번의 하프를 도전한 후에는 드디어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해보기로 하였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풀코스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았다.

나의 첫 풀코스 도전은 4년 전 서울 중앙 마라톤이었다. 잠실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로써 11월 초순에 열려서 뛰기에 좋을 뿐 더러 많은 마라토너들이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는 곳이다. 2만여명의 엄청난 인파가 운집해 있었고 출발 후에는 뛰어나갈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 천천히 걸으면서 나아갔다. 초반에는 아주 순조로웠다. 하지만, 역시 25킬로를 넘어가자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풀코스에 대비한 마라톤 연습이 없다 보니 다리가 뭉치고 아파오기 시작했다.

30킬로가 넘어가자 간간이 근육경련이 오기 시작했다. 파스도 뿌려보고 스트레칭도 하였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간신히 근육경련을 달래면서 골인지점을 통과하고 많은 생각을 했다. 무작정 뛰기보다는 철저한 준비를 한 후에 마라톤 경기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첫 풀코스를 무사히 완주하고 꾸준한 연습을 시작했다. 하루 10킬로 정도를 일주일에 3-4번 뛰어주고 주말에 장거리 달리기를 시작했다. 흔히 LSD (long slow distance)라고 불리는 것으로 풀코스를 뛰려면 꼭 필요한 연습이다. 이후 꾸준한 연습 후에 뛰는 풀코스 마라톤은 점점 기록이 단축되었고 힘들기는 하지만 점점 즐기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작년에는 15회의 풀코스 완주를 하였고 올해는 현재까지 8번의 풀코스 완주를 했다. 기록에 있어서도 엄청난 단축이 되었다. 작년 중앙마라톤 기록이 3시간 27분이니 4년 전 기록에 비하면 1시간 10분을 단축한 것이다.

마라톤은 참 정직한 운동인 것 같다. 연습하면 할수록 기록도 단축되고 뛰기도 편하고 재밌어지니 말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지만, 이론적 지식이 없이는 더 이상의 발전이 없는 것 같다. 마라톤도 마찬가지이다. 단지 달리는 것만이 아니라 달리는 동안에 에너지 고갈이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알고 미리 준비할 수 있으면 마라톤을 더욱 더 즐길 수 있게 된다.

흔히 풀코스 뛰기 1주전에는 식이요법을 시행한다. 대회 1주일 전에는 ‘카보로딩(carboloading: 탄수화물 축적하기)’ 이란 것을 한다. 선수들의 경우는 1주일 전부터 하지만, 나같이 취미생활로 뛰는 사람들에게는 3일전부터 시작해도 상관없다고 한다.

카보로딩은 몸에 축적돼 있는 글리코겐을 모두 소진한 다음, 대회에 임박해 글리코겐을 만드는 탄수화물을 집중적으로 섭취해 달리기에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축적하는 방법을 말한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정도의 식이요법으로도 충분하다는 결과도 있다. 미네소타대학연구팀이 시행한 46명의 학생자원봉사자들의 실험에서, 대회 전날 가장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한 학생이 적게 섭취한 학생보다 더 좋은 기록을 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결과는 런던마라톤을 완주한 257명의 남녀 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었다. 본인도 처음에는 식사에 신경을 안 쓰다가 최근에 들어서 하루 또는 3일간 카보로딩을 해 보니 확실히 후반 30킬로 지나서 체력고갈이 덜 한 것을 몸소 느꼈고 기록도 더 좋아졌다.

마라톤은 외로운 운동이다. 42.195킬로미터를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의 힘으로 달려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외로운 운동을 여러 사람과 같이 하면 더욱 재밌고 쉬운 마라톤이 될 수 있다. 본인은 ‘서울백병원 마라톤 동호회’?속해 있을 뿐 아니라 ‘한국 달리는 의사들’에도 가입했다. 마라톤을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달리고 대화하다 보면 달리기가 더욱 재밌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내가 마라톤에 더욱 빠져들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끝으로 이 글이 많은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분들과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조대연 서울백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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