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입찰로 논란이 일던 대구 계성고 신축 이전사업이 공사 중단에 이어 편법 건축 의혹을 사고 있다.
계성고는 설계 공모를 통해 당초 2008년 3월1일자로 학교 이전 계획을 추진, 4 차례의 연기 끝에 2014년 3월1일자로 학교 이전 계획이 승인돼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인 이전 공사에 들어갔다. 학교 법인 측은 대구 서구 상리동 대지 4만6,447㎡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 본관 건물과 지하 2층 지상 3층의 기숙사를 짓는 것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공사 부도 등으로 공정률 20%에서 건축중단이 된 이 건물은 토지이용계획에 따라 지상 3층까지로 높이가 제한돼있으나 처음부터 본관은 지상 4층, 기숙사는 지하 1층 지상 4층 형태로 건물이 올라가고 있다. 학교법인 측은 건물 완공 시점에 되메우기를 통해 지상 1층의 절반 정도 흙을 덮어 반지하 상태로 만들면 지하층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하자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신축 중인 계성고 본관은 정면인 도로에서 볼 때 지하가 아예 없는 지상 건물이지만, 뒤쪽 야산에서 볼 때는 흙을 덮을 경우 지하 1층이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이를위해 공사장 옆에 성토용 흙 상당량을 쌓아두고 있다.
하지만 지역 건축학계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학계 관계자는 "흙을 덮어 지표면을 지하층으로 만드는 것은 눈 감고 아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원래의 지표면은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건물 완공 후 앞뒤로 흙을 덮어 지하건물화하는 것은 완전한 편법"이라고 지적했다. "터파기를 하지 않고 흙으로 덮게 되면 공사비를 줄일 수 있다"며 "편법이 동원되는 이유는 돈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학교 법인 측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법인 관계자는 "설계 공모작 선정 때 이미 이 문제가 거론됐다"며 "설계대로 건물을 지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공사를 맡은 B건설 부도로 보증사인 H건설이 공사를 이어받았지만, 이 회사마저 부도나면서 공정 20%에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당시 설계에 따른 추정 공사비가 410억원이었데도 불구, 최저가 입찰을 통해 추정공사비의 60%에 불과한 240억원에 B건설이 공사를 수주하면서 적자 시공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학교 이전이 불투명해진 계성고는 편법건축에 대한 의혹을 명쾌하게 해소하지 않을 경우 사용허가 단계에서 건물을 새로 지어야 할 두통거리를 안게 됐다.
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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