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동남아 등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임금상승과 외국기업 투자혜택 축소 등으로 현지 경영환경이 악화했지만, 국내로 U턴할 의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월로 예정된 'U턴 기업 지원법(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찬 물을 끼얹는 소식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 5개사 중 4개사는 현지 경영여건이 악화했지만 국내 상황은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보았다. 이에 따라 국내 U턴을 고려하는 제조업체는 700개사 가운데 1.5%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은 복귀의 걸림돌로 인건비 부담과 경직적 노사관계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현대차와 한국GM 등이 국내보다는 해외생산물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 이미 막대한 설비투자를 통해 현지에 생산라인과 판매채널을 갖춘 해외진출 기업들은 U턴에 따른 확실한 인센티브가 없이는 이전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설비투자 관련 금융지원과 법인세 감면 등 세제지원은 물론 언제 바뀔지 모르는 각종 정부규제 역시 선결돼야 할 부분이다.
최근 미국이나 일본 등이 세금을 낮추고 제조기업에 대한 지원을 공격적으로 펼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U턴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리쇼어링(re-shoring: 본국 유인정책)으로 애플과 구글, 모토로라, 포드,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이 귀환 대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법인세를 40%대에서 38%로 내린 일본은 2015년 35%대로 더 낮추는 등 제조업 지원에 올인 하고 있다. 소니와 샤프, NEC 등 주요기업들은 이미 해외공장 이전 대신 자국 내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국내의 경영환경 악화로 해외 진출한 국내기업들이 U턴할 생각이 없는데 해외기업들의 국내투자 유치하기란 더욱 어렵다. 우리처럼 규제가 많고 정부와 국회가 서로 다른 정책으로 혼선을 빚으면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기업들까지 투자에 등을 돌릴 수 밖에 없다. 경기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우선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이 시급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