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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8월 21일] 집회 인원 계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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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8월 21일] 집회 인원 계산법

입력
2013.08.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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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가 절정에 이르면 어김없이 나오는 뉴스가 해운대 100만 인파다. 해운대 백사장 면적은 5만8,400㎡(약 1만7,700평). 백사장 1㎡당 인원을 1명으로 계산할 경우 100만 명 인파는 피서객이 하루에 17.1번 순환하는 셈이다. 해수욕장을 24시간 가동한다고 쳐도 피서객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24분에 불과하다. 수십만 방문객을 자랑하는 지역축제도 거품이 많다. 주차장과 행사장 면적만 고려하는 주먹구구식 집계방식의 한계 때문이다.

▲ 1987년 민주화 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되찾은 해 실시된 13대 대선 유세는 축제의 장이었다. 김대중, 김영삼, 노태우 후보의 유세장에는 수많은 군중이 몰렸고 각 진영은 열띤 인파 경쟁을 벌였다. 김대중 후보 측은 보라매공원에 500만 명, 김영삼 후보 측은 부산 유세에 240만 명, 노 후보 측은 여의도 유세에 25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상당수는 동원된 청중이었는데도 서로 뻥튀기했다며 비난을 쏟아댔다.

▲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미국산 소고기 반대 촛불집회 절정인 6월10일 참가자는 경찰 추산 8만 명, 주최측 추산 70만 명으로 무려 9배 차이가 났다. 경찰의 통상적인 군중 집계방법은 미국 버클리대 교수였던 제이컵스가 고안한 방식인 3.3㎡(1평)당 4~8명을 기준으로 한다. 밀도에 따라 등급을 정한 뒤 여기에 전체 면적을 곱해 특정 시점의 인원을 계산하는 방식. 반면 주최측은 참가 단위로부터 보고받은 인원을 취합하고 집회 도중 돌아가거나 들어온 인원까지 감안해 연인원 기준으로 집계한다.

▲ 경찰이 최근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참가 인원 논란이 일자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집회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의 참가자 수를 계산하는 현행 방식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주최측과는 인원 추산 목적이 다르고 대안도 마땅치 않다며 회의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경찰이 의도적으로 시국관련 집회 인원을 축소해왔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개선이 필요하다. 외국에 관련 소프트웨어도 나와있다 하니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충재 논설위원 c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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