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진석이 먼저 1, 3을 차지하자 이상헌이 4로 좌하귀를 지켰는데 이것도 약간 욕심이 과했다. 지금 형세가 별로 좋지 않으므로 어떻게든 최대한 크게 집을 지으려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 매어 쓰지는 못하는 법, 지금은 A로 둬서 귀를 확실하게 지킨 다음 천천히 뒷일을 도모하는 게 올바른 작전이었다.
흑이 즉각 5로 쳐들어오자 뾰족한 응징 수단이 없다. 예를 들어 1로 공격해 봤자 2, 4로 간단히 수습해서 그만이다. 이후 11까지 실전 진행은 백이 흑을 공격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백이 쫓기는 모습이다.
12, 13 다음 14도 이상한 행마다. 흔히 이런 형태서는 처럼 두는 게 보통이지만 그건 흑이 양쪽을 모두 깔끔하게 수습해서 백이 불만이다. 그래서 이상헌이 뭔가 변화를 구했지만 일단 15로 단수 한 방 얻어맞은 게 너무 아프다. 이제 흑이 좌변만 적당히 수습하면 무난히 이 바둑을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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