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분양가에서 20~30%나 떨어져 하우스푸어로 전락하고 깡통아파트가 됐습니다. 건설업체는 잔금 10% 유예분을 면제해야 합니다.”
옛 제일제당 부산공장 자리에 지하 5층 지상 58층 총 1,679가구(공동주택 1,360가구)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단지로 분양된 서면 더샵 센트럴스타 주민들은 최근 분양건설업체인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아파트 분양유예잔금 10%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분양 당시 입주 후 시세가 하락할 경우 감정평가를 실시, 최고 10%까지 분양가를 면제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시세하락이 반영될 경우 포스코건설 측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최대 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주민들은 시세하락 이외에도 문화ㆍ집회시설이 당초 제시한 것보다 축소ㆍ변형됐고, 수영장도 유아풀장 정도로 볼품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중창을 설치하지 않아 열 손실이 많고, 국내 굴지의 철강업체가 모회사인데도 중국산 철근을 사용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최근 부산지역 부동산경기가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시세하락으로 인한 분양계약자 및 아파트 입주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뒤늦게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 받은 계약자들과는 달리 시세하락의 불이익을 고스란히 떠안은 초기 분양계약자들은 실제 거래가격 하락을 우려해 마음대로 불만도 표출하지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부산지역 아파트의 시세하락은 최근 분양하거나 입주한 단지의 대형평형이 더 심하다.
국내 최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인 해운대 마린시티 두산위브더제니스는 2011년 입주 이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아파트의 동백섬 방향 248㎡형 65층의 경우 해운대해수욕장 쪽 다음으로 전망이 좋아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10%이상 빠진 상태다.
업체 측은 낮은 입주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2011년 말 분양가의 10%만 내고 2년 동안 살고 나서 매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매매보장 프로모션을 펼치는 등 입주율 및 시세 견인을 위해 안간힘을 쏟았으나 결과는 신통찮은 형편이다.
일반 아파트의 3~4배에 달하는 3.3㎡당 1만5,000원을 웃도는 관리비 부담 탓에 전세가가 시세의 40% 정도에 그쳐 분양계약자들은 전세도 주지 못한 채 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입주민들은 시행사와 시공사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미분양 아파트를 팔면서 기존 입주민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원시행자의 부도로 분양업체가 바뀐 강서구 명지동 명지오션시티 엘크루 블루오션(옛 명지퀸덤)도 지난 6월 대한주택보증의 공매매물로 나왔다가 유찰된 193가구에 대해 34~45% 할인분양해 초기 계약자들의 불만을 샀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시공한 이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10층, 44개 동, 1,041가구 규모로 일부 대형평형의 경우 분양가 1,200만대였으나 지금은 700만원대로 크게 떨어졌다.
이밖에 남구 용호동 오륙도SK뷰도 114㎡형의 경우 분양가에서 약보합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164ㆍ231㎡형은 20% 정도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아파트 시세하락은 경기불황에다 최근 2~3년 사이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난 탓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올해 부산지역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여 가구로 최근 7년 사이 가장 많아 공급과잉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업계에서는 경기불황과 맞물려 아파트 시세호전을 기대하기는 당분간 힘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어 분양계약자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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