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85) 전 이집트 대통령이 조만간 석방된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19일 보도했다.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2011년 이집트 민주화 운동으로 1981년부터 30년간 철권통치를 마감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수도 카이로 남부 토라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집트 카이로 형사법원은 대통령 재임 당시 대통령궁 관리비용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 수감된 무바라크의 석방을 19일 결정했다. 무바라크의 변호인 파리드 엘 디브는 "(무바라크의)부패 혐의가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며 "행정절차만 집행되면 이번 주말께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dpa통신도 이집트 사법부 소식통을 인용해 "무바라크가 부패 사건 관련 합의금을 낸 사실이 검찰에서 확인되면 24시간 내 풀려날 것"이라고 전했다.
무바라크는 이집트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대 유혈진압 지시 혐의와 집권 기간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돼 2011년 4월 구속 수감됐다. 두 가지 혐의 가운데 이번에 부정부패 관련 무혐의 판결을 받은 무바라크는 올해 4월 유혈진압 관련 재판은 불구속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법원 결정을 이미 받았다.
무바라크는 지난해 6월 유혈진압 관련 1심 재판에서 시위대 800여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사실상의 종신형인 25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위독설 등에 시달리던 그는 올해 1월 유혈진압 관련 재심에서 담당판사가 재판의 무기한 연기를 결정하자, 2년 넘게 판결이 없는 사안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올해 4월 석방결정을 받아냈다.
이집트 법은 재판 중인 피고인의 구속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당시 재판부는 "이해 관계가 출동하는 사건을 맡지 않겠다"며 재판을 무기한 연기했으며 아직 재심은 열리지 않고 있다.
한편 법원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무바라크의 두 아들 가말과 아말에 대해서는 재판 전까지 구금 상태를 유지하라고 명령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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